존폐 위기에 놓였던 교육인적자원부가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해 '인재과학부'로 통합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이에 따라 과기부와 산자부 등에 분산돼 있던 기초과학 진흥,과학.산업 인력 양성 등의 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될 전망이다.대학입시,초.중등교육 등과 관련된 업무는 당초 예고된 대로 민간과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간다.

교육부와 과기부를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등교육(대학) 지원사업과 기초과학 진흥사업이 부처별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대학입시와 초.중등교육을 16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한 것은 기존의 교육부가 규제 위주 정책으로 교육자치와 대학의 창의적인 다양한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이번 정부부처 업무 조정으로 교육부는 '규제 부서'에서 '지원 부서'로 성격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향후 교육부는 대학이나 시.도교육청을 규제하는 기능을 대부분 잃게 된다.대표적인 것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으로 이관되는 대입과 관련된 기능이다.원칙적으로 대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는 뜻이다.인수위 관계자는 "학생 선발,학사운영,사립대 임원 취임 승인,대입전형계획 수립 등 대학에 대한 규제를 대폭 줄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도교육청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도 대부분 사라진다.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들은 특목고의 설립,교원의 임용.인사,교육과정의 편성.운영 등과 관련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규제의 권한이 사라졌다고 해서 지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국가는 의무교육을 실시할 책임이 있고 법률의 규정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만큼 지방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예전과 동일하게 이뤄진다.인수위 관계자는 "초.중등교육의 지방 이양과 관련,일선 학교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령을 개정할 때 경과 규정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평생교육(직장인 재교육) 및 인적자원 육성과 관련된 기능은 과기부와 산자부의 인적자원 양성 기능을 흡수하면서 대폭 강화된다.지난해 7월 범 부처의 인재 양성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인적자원정책본부가 교육부 내에 설치됐지만 타 부처의 협조를 받지 못해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업무 조정으로 교육부는 조직이나 인력면에서 오히려 지금보다 비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교육부 본부 인력이 기존(584명) 수준으로 유지되는 데다 과기부의 인원까지 보강되기 때문이다.

한편 교육부의 명칭이 당초 예상됐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닌 '인재과학부'로 변경된 것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교육'이란 용어가 '공급자 중심'의 느낌이 들어 '인재'라는 말로 대체한 게 아니냐는 것이 교육부 직원들의 분석이다.한 교육부 관계자는 "부처 이름에 '교육'이 빠져 당혹스럽다.교육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며 우려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