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부동산 중개업체가 사실상 도산하면서 잘나가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17일 동방조보 신경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1600여개 점포와 직원 2만여명을 둔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창후이그룹'이 지난 8일 광저우와 상하이 둥관 등지에 있는 1000여개의 중개업소 문을 닫았다.베이징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인 '중다헝지부동산'도 조만간 50여개의 점포를 폐쇄할 예정이다.지난해 말 전국 규모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중톈부동산구매'의 경영진이 돈을 챙겨 달아나고 '창허부동산'이 도산한 데 이은 것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후이그룹의 경우 중개업소에 주택매매 계약금을 맡겨놓았거나 부동산 판매를 의뢰해놓은 개발상과 임금을 못 받은 직원들이 각 점포로 몰려가 집기를 압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과 외자유치를 통해 회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들어 중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어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베이징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전년 동기보다 20% 급락하는 등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은 은행의 올해 신규 대출 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한 데 이어 2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키로 하는 등 긴축을 강화하고 있다.또 중국 공상관리국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외국계 자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이달 중 나올 예정이어서 외국계 자본의 부동산 투자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