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테크, 세계 두번째 상용화 … 삼성중공업 7척에 공급

경기 안산 반월공단의 중소기업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접착제를 상용화,미국 회사의 독점 체제를 깨뜨렸다.

자동차 내.외장재용 접착제를 주로 생산해 온 유니테크(대표 이성호)는 LNG선을 건조할 때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로드 베어링 마스틱(접착제)'과 '에폭시 접착제' 개발에 성공,내년까지 발주되는 삼성중공업의 LNG선 7척에 적용키로 계약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두 종류의 접착제는 LNG선박(마크Ⅲ 타입) 내부의 액화가스통 주변 마감 처리에 이용되는 제품이다.로드 베어링 마스틱은 선체와 화물창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한 탄성이 뛰어난 접착제이며 에폭시 접착제는 화물창에 단열재를 붙이고 가스 누출을 막는 데 쓰인다.

일반적으로 선박을 건조할 때는 용접이나 볼트-너트 고정 방식을 사용하지만 LNG선 내벽은 액화가스가 담긴 통이 영하 170도로 극저온인데다 온도 변화에 따라 수축.팽창하는 경우가 많아 특수접착제로 마감해야 한다.

특수접착제가 LNG선에 처음 사용된 것은 1990년대 초.이때부터 지금까지 이 시장은 15년 이상 미국 헌츠만사가 독점해왔다.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량이 늘면서 KCC 등 일부 업체가 극저온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접착제 개발했지만 공급계약을 맺은 경우는 없다.

이성호 유니테크 대표는 "독점적으로 공급되는 헌츠만사의 제품이 가격이 너무 비싸고 납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다 사후 관리도 잘 되지 않는다는 현장의 지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니테크는 2003년 개발에 착수해 접착제의 성분을 달리하고 비중을 바꾸는 등 수백번의 실험 끝에 4년 만에 두 종류의 접착제를 모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두 제품은 모두 LNG선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 GTT사의 인증을 획득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접착제는 두 종류 모두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20%가량 저렴한 데다 강도도 1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세계 LNG선 생산량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건조되고 있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또 다른 종류의 LNG선(NO96 타입)에 사용하는 접착제 개발도 완료해 GTT사의 인증 획득 절차를 밟고 있다.

유니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원(슬로바키아 법인 매출 포함).이 대표는 "올해는 삼성중공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포함해 총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