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의 주도면밀한 인수 전략이 빛을 발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손잡은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면모를 보면 대한통운에 대한 강한 인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예상대로 가격보다는 비가격 요인이 업체간 희비를 갈라놨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해 말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업체 중 최종 인수전에 빠진 농협 효성 유진자산운용(옛 서울자산운용)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깜짝 쇼’를 전개했다.

여기에 롯데 대상 코오롱까지 포섭해 대한통운의 향후 일감 걱정(?)을 덜어주는 노력을 보였다.

게다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도 가세,자체 자금이 부족한 부분을 든든한 협력군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처럼 금호아시아나가 ‘연합군’으로 인수전에 참여한 건 지역색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며 특히 효성과 손잡은 건은 정치권의 외풍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도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대한통운 매각금액은 4조5000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금액이 8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최소 입찰금액(2조4000억원)의 두 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가격 요인이 새 주인을 선정하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고용 보장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행 능력 △신용등급 등이 대표적인 비가격 요인으로 꼽힌다.

금호아시아나는 직원에게 3년간 고용보장을 내세웠으며 일부 업체는 5년 보장안을 제시했다.

대한통운이 아직 최종 완공 증명서(FAC)를 받지 못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수행 능력 부분에서 금호아시아나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의 주력 계열사인 대우건설은 벵가지 발전소 공사를 포함해 5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등 리비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기존 2대주주인 STX는 산업은행 하나금융 등을 참여시켜 금액 면에서 강하게 베팅했다.

하지만 고용 보장,리비아 리스크 등에서 금호아시아나에 다소 밀렸다는 후문이다.

사내 유보금 5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예상과 달리 3위권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등의 인수에 전력을 쏟기 위해 막판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수/장성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