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지역 4년제 대학의 입학처장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만 공개하게 돼 있는 현행 제도와 달리 표준점수,백분위뿐 아니라 원점수까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공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던 전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의 때보다 보다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ㆍ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는 17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35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 모임을 갖고 수능 등급제 개선 방법과 적용 시기,대입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1시간40분 정도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 인원 전원이 발언 기회를 가졌다.

대부분의 입학처장들은 등급제 보완을 위해 표준점수,백분위는 물론 원점수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등급제 개선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당장 2009학년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입학처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완용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 회장(경희대 입학처장)은 "수능의 모든 정보를 공개해 대학들이 알아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제도를 급작스럽게 바꾸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는 부작용이 생기는 만큼 현재의 수능 등급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대학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입학처장들은 또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수능,학생부,논술 등 전형요소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대입전형 기본계획의 규제 내용을 폐지하고 대학별 모집시기,전형일정 등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전국 6개 지역 입학처장 협의회를 통해 수렴된 대학들의 의견을 정리해 20일께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에 전달할 예정이다.

원점수는 자신이 맞힌 수능시험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단순 합산한 점수로 수능 후 스스로 채점하면 알 수 있다. 반면 수능 성적표에 나타나고 대입 전형에 주요하게 활용되는 표준점수는 응시자 가운데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점수다.문제가 어렵게 출제된 선택과목을 고른 수험생들의 점수는 다소 높게,쉽게 출제된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점수는 다소 낮게 조절된다.

표준점수제도는 수능이 '선택형'으로 바뀐 2005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도입됐던 제도.수능 등급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2007학년도 입시까지 사용됐다.

수능 등급과 표준점수,백분위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었으며 원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2004학년도 이전에는 원점수가 공개됐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