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이 심한 인물난에 빠져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새 정부 조각팀이 최근 총리와 각료 후보군 200여명을 대상으로 1차 약식검증을 실시한 결과 검증대상 가운데 절반가량이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 조기 탈락했다.약식검증은 본인의 재산과 병역 납세 학력 등에 관한 기초검증을 하는 것이다.

인수위에 따르면 약식검증에서 탈락한 인사 중 상당수가 재산형성과정에 문제점이 있거나 부동산투기,음주운전,위장전입 의혹 등이 불거져 일찌감치 탈락됐다.

당선인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고 이미 검증에 들어간 후보들 중에서도 '꺼림칙한' 전력을 가진 분이 꽤 되는 것 같다"며 "분과별 인수위원들에게도 참신한 인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현재까지는 별 성과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각료후보 중 A씨는 수백억원대의 재력가인데 재산형성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다른 후보 B씨와 C씨는 학계에서 덕망이 높지만 위장전입 등이 문제시됐다.초대 인재과학부 장관으로 유력했던 D씨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됐고,농수산식품부 장관 물망에 오른 E씨는 10여년 전의 비리연루 의혹 때문에 후보군에서 탈락됐다는 후문이다.여자문제,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등으로 1차 검증에서 걸러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유학파 대학교수 출신들은 위장전입 및 논문표절을,기업인이나 전직관료들은 재산형성 과정을 정밀검증해야 하는데 후보군에 오른 인사 중에는 스스로 (후보군에서) 빼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 측은 내주부터 1차 검증을 통과한 100여명을 대상으로 친인척의 과거 행적,부동산거래 등 정밀검증에 들어갈 예정인데 인수위 주변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장관 후보들도 꽤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