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80)이 55년 신문 인생을 회고한 책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김영사)를 출간했다.

1952년 조선일보 공무국 견습생으로 신문사에 첫발을 들여놓은 방 명예회장은 이 책에서 1962년 상무로 취임한 이후 사장,회장을 맡으며 빚더미 위에서 4등 신문을 일류 신문으로 키운 과정을 생생하게 털어놨다.

1964년 한밤중에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들이닥쳐 윤전기를 세우고 신문 전량을 압수한 사건 등 굵직굵직한 에피소드도 들려준다.당시 중립국가들이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쓴 이영희 기자와 선우휘 편집국장은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긴급구속됐다.선우휘 국장이 주필 시절 김대중 납치사건 규탄 사설을 발행인도 모르게 갈아끼웠을 때의 '후련하면서도 걱정됐던' 일화도 눈길을 끈다.

역대 대통령들과의 관계도 비교적 상세히 묘사했다.독기 어린 눈빛과 엄청난 추진력을 과시한 박정희,12.12 직후 국방헌금을 요구하며 안가 인수를 제안한 전두환,배짱과 고집에 예민한 감성을 가졌으나 대통령이 된 후 관계가 멀어진 김영삼,대통령이 되려면 세 가지를 해결하라며 입바른 충고를 하자 취임 후 제일 먼저 청와대로 초청한 김대중….

그는 "나의 신문 만들기 55년은 바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한 세월이었다"며 "이 책은 그 현장의 야사적(野史的) 기록"이라고 밝혔다.출판기념회는 오는 22일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