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재정 공개 화계사 수경 스님 "스님이 돈만져서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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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 수입 12억2628만원,불전 수입 1억5608만원,부처님 오신날 수입 3억5355만원,기타 수입 7730만원,신도교무금 수입 139만원…. 법요.행사비 3억7952만원,인건비 5억5200만원,관리운영비 4억1467만원,목적사업비 3억6276만원….
숭산 스님이 외국인 제자들을 양성한 국제 포교의 본산으로 잘 알려진 서울 수유리 화계사가 절 살림살이를 전격 공개했다.다음 주에 나올 격월간 소식지 '화계' 1.2월호를 통해서다.불사 특별회계를 더한 화계사의 총 수입은 24억3833만원,총 지출은 23억5195만원.
의미있는 결단을 내린 주인공은 주지인 수경 스님(59).수경 스님은 "스님들이 뭐하러 골치 아프게 돈을 만지나.그 시간에 출가자로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라고 했다. 스님은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가고 절 살림은 신도가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6년 6월 화계사 주지가 된 수경 스님은 절 살림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 놓고 수행에만 몰두했다.
"주지가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면 절의 중심이 딱 잡혀서 대중들이 저절로 결집하게 돼요." 화계사는 매달 신행단체장 회의에 사찰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소식지에 실을 예정.누가 주지로 오든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사부대중(남녀 신도와 비구,비구니)이 함께 운영하도록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주지를 맡고 보니 살림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지만 운영을 투명하게 하니 살림이 합리적으로 될 수밖에 없지요.그간 여러 차례의 산사 음악회와 '이주 사망 노동자를 위한 천도재' 등 사회적 행사를 남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덕분입니다."
실제로 수경 스님의 개혁은 절 살림살이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지난해 화계사의 수입은 전년도보다 60% 이상 늘었고,신도 수도 20%가량 증가했다.
수경 스님은 '늘 기도하는 절,열린 절,뭇 생명들이 쉬어가는 절'을 지향한다.그래서 올해는 동국대 연습림(11만5500㎡)을 비롯한 화계사 주변의 넓은 숲을 이용해 시민들을 위한 '걷기 명상 숲길'과 '숲 유치원'을 서울시와 공동으로 조성할 계획이다.또 한국에서 희생된 네팔인들을 위한 위령탑과 한국전통문화원 등을 카트만두에 세우기로 했다.사찰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한편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수경 스님은 "난생 처음 주지를 해보니 선방에서 수행하기보다 더 어렵더라"고 했다.적당히 현상 유지만 한다면 그럭저럭 살아도 되겠지만 수행과 포교,신자교육,사회적 역할 등을 두루 감당하려면 엄청난 수행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래서 그에겐 할 일이 무척 많아 보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숭산 스님이 외국인 제자들을 양성한 국제 포교의 본산으로 잘 알려진 서울 수유리 화계사가 절 살림살이를 전격 공개했다.다음 주에 나올 격월간 소식지 '화계' 1.2월호를 통해서다.불사 특별회계를 더한 화계사의 총 수입은 24억3833만원,총 지출은 23억5195만원.
의미있는 결단을 내린 주인공은 주지인 수경 스님(59).수경 스님은 "스님들이 뭐하러 골치 아프게 돈을 만지나.그 시간에 출가자로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라고 했다. 스님은 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가고 절 살림은 신도가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6년 6월 화계사 주지가 된 수경 스님은 절 살림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 놓고 수행에만 몰두했다.
"주지가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면 절의 중심이 딱 잡혀서 대중들이 저절로 결집하게 돼요." 화계사는 매달 신행단체장 회의에 사찰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소식지에 실을 예정.누가 주지로 오든 사찰운영위원회를 통해 사부대중(남녀 신도와 비구,비구니)이 함께 운영하도록 시스템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주지를 맡고 보니 살림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지만 운영을 투명하게 하니 살림이 합리적으로 될 수밖에 없지요.그간 여러 차례의 산사 음악회와 '이주 사망 노동자를 위한 천도재' 등 사회적 행사를 남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덕분입니다."
실제로 수경 스님의 개혁은 절 살림살이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지난해 화계사의 수입은 전년도보다 60% 이상 늘었고,신도 수도 20%가량 증가했다.
수경 스님은 '늘 기도하는 절,열린 절,뭇 생명들이 쉬어가는 절'을 지향한다.그래서 올해는 동국대 연습림(11만5500㎡)을 비롯한 화계사 주변의 넓은 숲을 이용해 시민들을 위한 '걷기 명상 숲길'과 '숲 유치원'을 서울시와 공동으로 조성할 계획이다.또 한국에서 희생된 네팔인들을 위한 위령탑과 한국전통문화원 등을 카트만두에 세우기로 했다.사찰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한편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수경 스님은 "난생 처음 주지를 해보니 선방에서 수행하기보다 더 어렵더라"고 했다.적당히 현상 유지만 한다면 그럭저럭 살아도 되겠지만 수행과 포교,신자교육,사회적 역할 등을 두루 감당하려면 엄청난 수행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래서 그에겐 할 일이 무척 많아 보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