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올해를 '세계 10대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기로 삼겠다."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지난 16일 저녁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 친선교류 신년회에서 기자와 만나 "올 한 해 전세계 항공사들이 고유가와 싸워야 하는 만큼 '실력'에 따라 많은 부침이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탓에 대한항공도 올 한 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고유가는 전세계 모든 항공사가 직면한 위협인 만큼 대한항공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단순히 여객수송 능력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10위권에 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그러나 고유가 여파로 올해 실적이 작년에 비해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유류할증료를 올리긴 했지만 이 정도로는 실제 기름값 상승분의 25%밖에 보전하지 못한다"며 "현재 35% 수준인 전체 비용대비 유가 비중이 40%까지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도 견뎌낼 재간이 없다"고 걱정했다.

고유가 여파를 감안,그는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도 보수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9조원 및 5000억~6000억원으로 잡았다"며 "이는 작년 추정치(매출 8조7500억원,영업이익 55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현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 올해 2000억원 이상 이익을 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