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지주회사로 전환한 CJ가 적자 자회사 살리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CJ는 지난 16일 CJ개발이 발행하는 제1회 기명식 무보증 전환사채를 200억원에 인수하고, 보통주 200만주를 200억원에 취득하는 등 모두 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주회사 전환 후 첫 계열사 출자다.

CJ개발은 건설과 리조트 업체로 2006년 말 기준 11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영실적이 악화된데다 상가 미분양으로 인한 대금 회수 실패로 3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지난해 수도권 인기 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용인 성복지구에 1300여가구의 대단지 건설사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 했으나, 이마저 사업지연으로 손을 떼고 말았다.

CJ는 이와 함께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CJ투자증권에 MMF(머니마켓펀드)로 1년동안 1000억원을 맡기기로 했다.

특히 CJ투자증권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5대1 무상감자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이후 상장을 위한 자본 확충 시 CJ의 투자가 불가피하다.

CJ투자증권 관계자는 “감자 후 자본금은 1075억원으로 줄어들게 되며, 이후 CJ가 자본 확충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CJ의 적자 회사 살리기는 투자자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J는 식품과 홈쇼핑 분야에서 그런대로 이익을 보고 있으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서 2~3년간 계속 적자를 볼 것 같고, 개발의 경우 미분양으로 손해를 많이 봤다"며 “안되는 사업 분야는 털어내고 구조조정도 해야 하는데 투자를 계속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