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발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중국 관련 주식이나 투자상품이 글로벌 약세장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약세장에서 철강 조선 등 중국 관련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업종별 하락률을 보면 조선과 철강이 각각 17.0%,10.0%로 나란히 1,2위다.

대표적 중국 관련주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도 같은 기간에 10.2%,19.6%씩 떨어져 코스피지수 하락률(8.14%)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해외펀드 상품 중에서도 중국펀드 수익률이 가장 저조하다.

중국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홍콩H지수가 작년 10월 말 고점 대비 30% 이상 조정받은 데 따른 것이다.

중국펀드의 기간별 수익률(16일 기준)을 보면 최근 1주간 수익률은 -2.98%를 보이고 있으며,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69%,-17.76%를 기록하고 있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홍콩H지수가 작년 8월 말 수준까지 조정받은 만큼 최근 4개월 내 중국펀드 가입자들은 평균적으로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차이나H ETF'(상장지수펀드)도 큰 폭의 손실을 내고 있다.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차이나H ETF는 작년 10월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때만 해도 전망이 밝다며 상당한 투자자금이 몰렸으나 이후 줄곧 약세를 보여 현재 가격은 상장 당시에 비해 23.3%가량 하락한 상태다.

그나마 같은 기간 25%를 넘는 H지수 하락률에 비해선 선방하고 있는 편이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본부장은 "홍콩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 분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이나H ETF는 현재 상장된 ETF 상품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다 중국의 초긴축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관련 주식이나 투자상품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그동안 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커 저평가 메리트가 생긴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는 선별적인 매수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배 본부장은 "중국 투자상품의 벤치마크 지수인 홍콩H지수의 경우 중국 본토의 상하이지수보다 훨씬 더 떨어진 만큼 가격 메리트가 높다"며 "여기서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추가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중국ETF나 중국펀드의 경우 길게 보고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