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7일 "차기 정부는 실용적 경제외교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한.유럽연합(EU) FTA 협상 조속 매듭,여타 국가들과의 FTA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의 번영이 곧 세계의 번영과 안정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또 "해외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투자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이 평소 주장해온 '코리아 세일즈외교' 구상을 재확인,취임 후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를 연내에 매듭짓고,한.중 FTA 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중 관계에 대해 "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현재보다 한 단계 높이도록 하고 한.중 FTA 문제도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중국 정부가) 베이징올림픽에 초청하면 (참석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취임 직후 한.중 FTA 협상을 곧바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인수위는 캐나다 멕시코와도 FTA를 추진,올해 안에 타결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로드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의 외교전략에 대해서는 "세계와 호흡하는 진정한 '글로벌 코리아'를 지향,'보다 안전한 한반도,보다 풍요로운 아시아,보다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만드는 데 우리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구체적으로 △한·미 관계의 창조적 재건 △최대 경제 파트너로서 한.중 관계의 업그레이드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일 관계 정립 △한.러 관계 심화 노력 배가 등을 역설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이 당선인은 "일본이 형식적으로 사과해온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한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성숙된 한·일 관계를 위해 '사과하라,반성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고,일본도 굳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의 성숙한 외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진행 중이어서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투자하든,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투자하든 그 나라 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또 대통령 취임식에 북한 측 사절단 초청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축사절단이 온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