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임원 4~5명 조만간 소환조사 … 10여명 추가 출금

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17일 비자금 조성 및 관리용으로 추정되는 차명 의심 계좌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고리로 불법 경영권 승계와 정ㆍ관계 로비 등 핵심 의혹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계좌 추적 부분에 대해 특검이 상당한 인력을 투입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기존에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에서 하던 것보다 한 차원 높은 단계의 추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를 위해 삼성 임직원 명의의 차명 의심 계좌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계좌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는 전ㆍ현직 삼성 임직원 130여명 명의의 차명 의심 계좌 1000여개에 대한 관련 자료를 특검에 넘겼고 이 중 300~400개는 차명 계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52)과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58), 민경춘 삼성사회봉사단 전무(55), 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46) 등 계열사 임원 4~5명과 전략기획실 최모ㆍ김모 부장 등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삼성 전ㆍ현직 임원 등 10여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성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7년,삼성증권에서 5년간 근무했으며,1996년부터 2년간 삼성증권 임원을 지내 삼성그룹 내 '돈 흐름'을 가장 잘 아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배 사장은 차명 계좌의 조성ㆍ운용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참고인들을 조사하기 위해 본인과 직접 연락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연락하면서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들 삼성 임원을 상대로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ㆍ관리 실태와 삼성증권에 김용철 변호사 및 삼성 임직원 명의의 차명 계좌가 개설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민제/오진우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