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형 분양주택은 서민층을 위해 일반아파트 분양가의 51% 수준으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이명박식 반값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일단 오는 6월 입법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이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 아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인수위에 따르면 지분형 분양주택은 일반아파트 분양가의 51%를 입주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49%는 부동산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자금을 대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주택은 일단 수도권 공공택지에 짓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중.소형 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다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10년 동안 전매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소유권은 실수요자가 재무적 투자자와 지분에 따라 나눠 갖지만 입주 및 거주권은 분양받은 실수요자에게 있다.나중에 주택 가격이 올라 집을 처분하면 지분투자자와 지분 비율에 따라 차익을 나눠 갖게 된다.거주자가 희망하면 전매제한 기간이 지나도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지분투자자는 거주자의 처분으로 발생하는 차익배분 등의 권리만 갖게 되며 일정 수익률은 보장받지 못한다.대신 지분투자자는 지분을 처분하는 데 제한이 없으며 지분을 증권화해 자본시장에 유통시켜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실수요자는 51%의 지분을 갖지만,국민주택기금의 자금지원(25.5%)을 활용하면 분양가의 25.5%만 내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최재덕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수도권에서 전용 60㎡(18.1평) 규모의 아파트 분양가가 2억원이라고 할 때 9800만원은 부동산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내고,나머지 1억2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은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받을 수 있어 실수요자들은 5200만원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최 위원은 "재무적 투자자가 내는 1억원에 대해서는 실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분형 분양주택은 노무현정부가 반값아파트로 공급했던 토지임대부주택과 환매조건부주택과는 개념이 전혀 다르다.지난해 군포 부곡지구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아파트는 분양가의 반값에 공급되는 것이 아닌 데다 토지임대기간과 환매제한기간이 너무 길어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 사실상 실패했다.

토지임대부주택은 지상권만 주고 토지임대료를 매달 지불하는 방식이며 환매조건부는 주변 시세보다 다소 낮게 공급하되,20년 동안 매각을 제한하는 형태다.

이에 반해 지분형 분양주택은 실수요자의 토지와 건물 소유권이 보장되고 나중에 시장에 나온 투자자 지분을 매입해 본인 지분을 늘릴 수도 있다.전매제한 기간도 종전 반값아파트가 20년인 데 비해 지분형은 10년으로 절반이 짧다.따라서 서민들은 적은 돈으로 안정적으로 주거할 공간을 마련하고,분양금도 민간자본과 입주자가 내는 대금이어서 정부의 재정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수익 보장이 없는 데다 공급대상,주택처분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향후 추진 과정에서 다소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특히 아파트 지분의 49%에 해당되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려면 집값 상승분이 은행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와이플래닝 황용천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 연 7~8%대인 점을 감안할 때 지분형 주택가격이 연 10% 이상 올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인수위원은 "재무적 투자자는 자본이익이 생길 수도 있고 적자가 날 수도 있다"며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