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장 중 한때 1687포인트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다행히 1700포인트대를 다시 회복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1700선을 지켜내는 것을 보면 분명 지지선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왠지 미덥지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이같은 두려움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이렇다할 지지선을 잡아내기가 힘든데다 외국인 매도에 대한 매수 대응이 시원찮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이재훈 연구원은 18일 분석 자료에서 "1700포인트가 강력한 지지선이라고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궁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코스피가 기술적 의미를 갖는 장단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이탈한 상태여서 이후 지지선은 마디 지수 정도로 잡아야 하는데, 1700포인트는 심리적 지지선 이상의 의미가 없는 자리라고 설명.

이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상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장기 랠리 추세대의 하단을 지지선으로 할 수 있다면서, 지수로 치면 이는 1650포인트 구간이라고 소개했다.

美 S&P500 지수는 4년 랠리의 바닥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 추세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은 추세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미 충분히 조정을 받은 셈"이라면서 "美 증시가 현 지수대를 강하게 이탈한 후 단기내 회복되지 않을 경우엔 경기침체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코스피의 상승 추세 훼손 여부는 1650포인트 이하 구간에서 고민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연구원은 주가가 1700선에서 반등할지 추세 하단까지 확인한 후 반등할지의 여부는 외국인의 매도 강도와 기관의 대응 능력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절대 매도 금액이 줄거나 기관의 매수가 외국인 매물을 충분히 소화할 정도가 되면 바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금액의 97%가 1700선 이상의 고점권에서 들어왔다는 점에서 펀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도 1700선 수준에서는 기관이 힘을 내줄 것으로 기대.

이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는 변동성 높은 움직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바닥과 고점을 정확히 알지 못할 때는 추세를 확인한 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바닥을 확인하는 자리인만큼 저점 판단에 근거한 무리한 베팅은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