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빈곤은 절대적 악이며 여유로운 삶은 항상 선인가.그렇지 않다.부자나라 스위스에도 빈곤층이 100만명이나 있다는 놀라운 뉴스는 빈곤이라는 개념의 상대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복지라는 것은 상대적인 빈곤을 낳게 마련이고,빈곤의 완전 퇴치는 불가능하다.한 사회가 유복해질수록 빈곤의 한계치는 상승하며 이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떠들썩한 스캔들로 만들어낼 뿐이다.

#2.중독성 강한 컴퓨터게임 때문에 인류가 우매해질 수밖에 없다? 노(no)! 게이머는 모니터 안의 제국에서 현실 세계보다 더 집중적인 방식으로 자기 신뢰와 사회적 연대 능력을 기른다.또 네트워크게임이 만들어주는 거대한 경쟁환경 덕분에 문제 해결 능력과 정당한 명예의 중요성 및 '의견의 힘'을 배운다.글로벌 지식사회의 새로운 엘리트는 '던전'이나 '퀘스트' 같은 멀티미디어적인 잠재적 가능성의 세계에서 나올 것이다.

#3.노인은 능력이 떨어지고 경제에 부담이 된다.보수적 성향 때문에 정치적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고령화된 사회는 의료보험과 연금제도를 붕괴시킨다.이런 노인에 대한 세 가지 공식은 모두 근거 없는 것들이다.남은 미래가 길수록 더 많은 자본을 만들어야 함으로 사려 깊은 투자가 늘어나고 경제의 안정성이 증대된다.노동의 강도보다 질이 중요시되는 지식사회에서 노인의 '메타테크닉'은 훨씬 더 오랜 기간 활용된다.

'미래에 관한 마지막 충고'(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송휘재 옮김,스마트비즈니스)는 '미래에는 모든 것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보자'는 책이다.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노래하지만 사실은 불안을 달래기 위한 것인 경우가 태반이다.미래에 대한 불안은 '근거없는' 비관적 전망에 더 쉽게 기대게 만든다.자극적인 미디어와 변질된 지식인들이 퍼뜨리는 그럴 듯한 종말론과 음모론이 더욱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저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들이 유행병처럼 사람들 사이에 만연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알라미즘(Alarmism),우리말로 '기우(杞憂)'라고 단정한다.암울한 미래의 빌미가 되고 있는 많은 주장들을 전혀 현실성이 없는 10개의 '동화'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사람들이 부정적 뉴스와 비관주의에 얼마나 중독돼 있는지를 보여준다.미래는 문제와 재앙이 물론 있겠지만,잘될 것이다.왜냐하면 인류는 지금까지 숱한 비관과 종말론 속에서도 꿋꿋하게 진화적 낙관주의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미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그가 설립한 미래연구소(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연합의 정치 경제정책을 두루 자문하는 비중 있는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출판사의 '마지막 충고' 시리즈를 딴 한글판 제목은 도리어 어두운 느낌을 주지만,지난해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낙관적 미래를 위한 지침(Anleitung zum Zukunfts-Optimisumus)'이다.352쪽,1만5000원.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