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메이크업만 잘 해도 미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요즘 세상이다.특히 한국 여성들은 유난히 화장에 대한 관심과 열정,그리고 화려함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대단하다고 한다.

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화장(化粧)이라는 단어는 본래 개화기 이후부터 사용됐다고 한다.가장 기본적인 화장은 얼굴에 펴 바르는 흰 분과 눈썹을 그리는 미묵,볼과 입술에 바르는 연지였다.

먼저 하얀 피부를 표현해 주는 흰 분은 분꽃의 씨앗을 말려 곱게 갈아서 사용했다.하지만 이 분은 밀착력이 떨어져 납 성분을 함께 섞어 개기도 했는데 납이 들어가면 밀착력이 매우 높아졌다.분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연산군 시절에는 예기(藝妓) 선발시 심한 분칠로 미모의 우열을 식별할 수 없어 맨 얼굴을 확인하라 명했다고 한다.지금으로 말하자면 '쌩얼'을 확인했던 셈이다.

검고 짙은 눈썹을 표현하는 데 이용한 미묵은 솔을 태워 그을음을 얻고 그 재를 다시 기름에 개어서 사용했다.중국에서는 마스카라의 용도로 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눈썹을 그리는 데 더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마지막으로 연지는 홍화라 불리는 잇꽃에서 추출해 사용했다.잇꽃을 물에 담가 몇 차례 빼내어 가라앉히면 분말 상태와 비슷한 연지가 남는다.이것을 기름에 개어 볼과 입술에 바르면 예쁜 붉은 빛깔을 표현할 수 있었다.

볼과 입술에 바르는 연지는 특별한 화장에 속했다.행사 날이나 젊음과 처녀성을 표현하는 결혼식에 주로 활용됐다.단장을 해야 하는 기녀나 궁녀들이 선호하는 화장이기도 했다.그러나 이런 화장은 번거롭기도 했거니와 화장을 하는 것조차 쉽게 허용되지 않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화장의 개념은 조선시대 여성처럼 완벽하게 피부를 커버하는 메이크업에 기초를 뒀다.하지만 요즘엔 피부 본연의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인기다.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도 피부 자체를 투명하고 매끈하게 가꾸는 시술을 선호한다.

'쌩얼 크림'이라 불리는 비비크림이 인기를 끈 것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보통 비비크림은 기미나 잡티,여드름 흉터,주름 등을 개선하는 시술을 한 다음에 얼굴색 보정을 위해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특히 피부의 최대 적은 자외선이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은 피부과 시술 후 필수 단계로 꼽힌다.자외선 차단제는 SPF 30 이상,PA++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고보경 CNP차앤박 피부과 원장 cnpskin1@cnpsk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