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업종별 채용시장 전망은 어떨까.전체 채용시장 규모는 예년 수준을 조금 상회하는 선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그렇지만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외국계 기업은 올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약 13.5% 줄어들 전망이고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채용규모를 늘려온 금융권도 지난해에 비해 8.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정부조직 개편의 여파로 공기업 채용도 예년에 비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다만 대기업 채용규모는 3만명이 조금 안 되는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소폭 증가

취업포털 커리어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올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규모는 2만8500명 선으로 지난해보다 소폭(1.2%)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ㆍ전자가 4974명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금융(4454명) △석유ㆍ화학ㆍ가스(3544명) △조선ㆍ중공업(2596명) △제조 및 기타(2496명) △건설(2292명) △정보통신(2005명) △자동차(1903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선 운송 분야가 7.0%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유통ㆍ무역(+6.4%)과 석유ㆍ화학ㆍ가스(+5.4%),전기ㆍ전자(+3.1%),정보통신(+1.7%),조선ㆍ중공업(+1.0%) 분야도 작년에 비해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전기ㆍ전자의 경우 취업시장의 큰손인 삼성전자LG전자의 채용 계획이 확정될 경우 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반면 기계ㆍ철강(-7.2%)과 건설(-4.3%),식음료(-2.0%)는 채용규모가 꽤 줄었다.자동차(-1.7%)와 제조 및 기타(-1.5%) 분야도 전망이 흐리다.

◆금융권 증가세 주춤

지난해 무려 40% 가까이 채용을 늘리며 유례없는 인력 확보에 나섰던 금융업종은 올해는 수치상으로는 8.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금융업종 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86.5%(32개사)가 채용에 나설 것으로 집계됐다.채용규모는 4880명 수준으로 지난해 5308명에 비해 8.1% 감소한 수치다.그렇지만 2005년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20.6% 늘어난 것이어서 급격한 채용 증가세가 다소 완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관리사(FP),자산운용전문가,공인회계사(CPA),공인재무분석사(CFP) 등 관련 자격증 획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인크루트 관계자는 "금융권은 경제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다양한 현안을 심도 있게 분석해 내는 능력을 길러둬야 취업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국계 축소

취업포털들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의 20%가량은 채용 계획이 전혀 없고,채용 계획을 확정한 26개 기업의 채용규모도 1894명으로 지난해 2189명보다 13.5% 격감했다.특히 외국계는 채용시기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구직자들의 체감 취업난이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르노삼성자동차는 올 한 해 수시로 총 300여명을 뽑을 예정이며,한국HP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12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사원 채용시 인턴십을 거치는 로레알코리아는 상반기(3∼5월)와 하반기(9∼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40여명을 뽑는다.한국후지쯔는 50명 내외의 인원을 9월 정도에 채용할 예정이며 한국얀센도 5월과 11월에 걸쳐 50명 수준의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한국IBM은 9∼11월에 두 자릿수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공기업 전망 우울

정부조직 개편 등에 따른 공무원 감소와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와 통폐합이 예상돼 구체적인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공기업들이 적지 않다.때문에 올 공기업 채용규모는 2300여명 수준으로 예년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따라서 '공시족'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중앙인사위원회의 '2008년도 국가공무원 충원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행정ㆍ기술ㆍ외무공무원 채용규모는 4868명으로 지난해 6486명보다 24.9% 줄었다.특히 정부조직 개편이 완료되는 내년 이후에는 신규 공무원 채용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여 올 공무원 채용시장은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