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8일 성영목 신라호텔 사장(52)을 소환조사했다.특검팀 출범 이후 삼성그룹 관계자가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삼성그룹 임원들의 줄소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8층 조사실로 향했다.변호인으로는 삼성그룹 측 조준형 변호사가 동행했다.성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증권 경영기획팀에서 오랫동안 일해 삼성그룹 내 '돈 흐름'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차명 계좌 개설 및 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특검팀은 성 사장을 상대로 삼성증권에 김용철 변호사를 포함한 그룹 임직원 명의의 차명 계좌가 개설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측은 성 사장과 함께 참고인 출석요구서를 받은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58)과 민경춘 삼성사회봉사단 전무(55),전용배 전략기획실 상무(46) 등 계열사 임원 4~5명 및 전략기획실 최모ㆍ김모 부장 등의 출석 일정을 이날 특검에 통보했다.삼성 임원들은 매일 1~2명씩 순차적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출석요구서를 받은 삼성 임원들은 모두 '차명 계좌 명의자'로 그룹 전략기획실과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사들이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께 특검사무실에 면담신청서를 제출했다.민변의 이동화 간사는 "공정한 수사를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자 특검과의 면담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민제/오진우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