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부호 군단'이 형성되면서 PB(프라이빗뱅킹)가 유망 비즈니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200달러로 세계 100위권 밖에 있지만 백만장자(금융자산 기준)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메릴린치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0만달러가 넘는 자산가만 34만명을 웃돈다.이들을 겨냥한 PB가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보스턴컨설팅은 중국이 이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재테크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맨 먼저 PB비즈니스를 개척한 곳은 중견 은행인 차오상은행.중국 부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은행인 이유다.이젠 중국 4대 국유은행들까지 PB비즈니스에 가세하기 시작했다.중국은행은 지난해 3월 베이징과 상하이에 첫 번째 PB지점을 열었다.100만달러 금융자산 보유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건설은행도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에서 300만위안(1위안은 약 120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부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뱅킹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PB개설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씨티뱅크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이 대표적이다.UBS도 공격적으로 PB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가을 공산당 대회에서 "더욱 더 많은 군중이 재산성 수입을 가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중국 언론들은 '재산성 수입(재테크성 소득)의 대중시대 서막이 올랐다'고 분석한다.상푸린 증권감독위원회 주석은 "재산성 수입은 저축 주식 채권 등에 대한 투자수익과 주택 및 토지 등 부동산 의 매매 또는 임대수입을 뜻한다"고 해석했다.최영진 한화증권 상하이사무소장은 "예금과 국채 투자밖에 모르던 중국인들이 주식과 부동산에 눈을 뜨고 IT와 금융 등에서 전문직 고액연봉자가 늘면서 중국에서도 PB 1세대 군단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