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남녀를 막론하고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며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고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활성이 저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러나 술 담배 커피 등의 과용에 의해 골다공증이 초래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뼈는 30세 전후에 최대 골량과 강도를 유지한 다음 서서히 감소하므로 뼈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들 기호품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골다공증은 조기 폐경이나 내분비질환 노인성질환처럼 원인이 명확한 것과 유전 흡연 과음 칼슘ㆍ비타민D결핍,운동 부족,세포 노화,내분비계 질서 교란 등이 조금씩 복합적으로 얽혀 원인이 불명확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한골대사학회에선 원인 불명의 2차성 골다공증은 남성의 약 64%,폐경 전 여성 및 폐경 주변기 여성의 약 50%,폐경 후 여성의 20∼30%에서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유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남성의 경우 과도한 흡연과 음주,운동 부족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호품만으로 국한하면 담배 술 커피 순으로 악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평생 7120갑 이상 피면 골다공증 온다

흡연을 많이 하면 남녀 모두 골절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흡연은 조골(造骨)세포의 기능을 감소시켜 뼈의 형성을 저해하고 반대로 파골(破骨)세포를 활성화시켜 뼈의 소멸(흡수)을 증가시킨다.

또 여성에겐 에스트로겐 생성을 억제하는 반면 분해를 증가시켜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여성호르몬 부족 또는 조기 폐경을 초래한다.

프랑스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생 동안 7120갑 이상(매일 한갑씩 20년을 피우면 7300갑)을 피운 51∼85세의 남성 719명은 이보다 덜 피운 사람보다 골밀도가 낮은 추세를 보였다.

또 간접적 연구 결과긴 하지만 골다공증으로 골절을 당한 환자의 50% 이상이 매일 반갑 이상의 흡연을 하는 반면 골다공증 없이 골절된 환자는 25% 이하가 반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된 것도 있다.

◆1주에 맥주 21컵 이상은 뼈에 해로워

적당한 양의 음주,예컨대 1주에 여성은 14단위,남성은 21단위(1단위는 포도주 1잔,맥주 1컵의 알코올량에 해당)의 술을 마시는 것은 뼈에 해를 주지 않으며 골량 증가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시면 골절의 위험성이 서서히 증가한다.

이유는 골량이 감소하고 넘어져 낙상을 당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음은 정상적인 식사를 방해해 영양결핍을 부르고 성기능 및 조골세포기능을 감퇴시켜 뼈 형성을 저하시킨다.

하지만 골밀도 감소보다는 취기로 낙상했을 때 약해진 뼈가 부러지는 게 더욱 위험하므로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확실히 연구된 건 없으나 습관적인 폭음은 골밀도를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경고다.

◆하루에 커피 2잔 이상이면 칼슘 빠져나가

카페인이 든 커피나 인산염이 든 탄산음료 등은 뼈속 칼슘을 새어나가게 해 뼈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카페인 음료에 길들여지면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을 멀리하는 성향까지 더해져 골밀도 감소가 심화된다.

대다수 연구에 따르면 하루 2잔 이상의 커피는 적정량 이상의 체내 칼슘 배출을 초래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경우 우유가 섞인 커피를 택하는 게 차선이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은 유전적 소인이 커 부모가 골다공증인 경우 모녀간,부자간에 골다공증이 발병할 확률이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골밀도 수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적정치 이상이라 하더라도 수치가 낮다면 조기에 약물치료에 나서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또 금연과 절주,고른 영양 섭취와 함께 규칙적 운동을 강조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도 1주만 가만히 누워 있으면 근육이 위축되고 골밀도가 5∼8% 줄어들게 되므로 낙상 당하지 않을 범위의 간단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