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기(裵 成 基) <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skbae@kpc.or.kr >


'도우미'란 낱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행사 안내를 맡거나 남에게 봉사하는 요원'으로 풀이돼 있다.지금은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단어는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 때 처음 사용됐다.

원래 이름은 영어의 컴패니언(companion)이었다.당시 필자는 엑스포 전반의 운영을 맡은 실무책임자로서 컴패니언을 선발ㆍ교육ㆍ관리하는 업무도 함께 담당했는데,그 이름이 문제였다.영어를 그대로 사용하자니 생소했고 우리말로 번역해 쓰자니 어색했다.

결국 고민 끝에 '도우미'란 용어를 쓰기로 했다.

당시에는 한글맞춤법에 어긋난다 해서 사용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

그러나 15년도 안 된 지금은 '도우미'란 말이 국어사전에까지 올라 있으니 변화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그의 베스트셀러 '메가트렌드'에서 10가지 큰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시하고 있다.현대사회에서는 리더십의 양태도 변화에 대한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창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까지 필요로 한다.고정관념을 깨고 상상력의 불씨를 지펴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독창성을 일궈내야 경쟁에서 앞설 수 있게 된다.이를 위해 호기심이 왕성하고 기억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젊은 시기에 폭넓은 지식과 사고방식의 기본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는 연구와 관찰,탐구정신으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을 보면 시사하는 점도 많다.

애니메이션의 개척자이며 29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쓴 월트 디즈니는 55세에 상상력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를 완성했다.미술 건축 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다빈치는 54세 때 '모나리자'를 완성했고,헨델은 중풍의 후유증에도 56세에 '메시아'를 작곡했다고 한다.다산 정약용이 그 유명한 '1표2서'를 완성한 것은 그의 나이 57세였다.

우리가 기억하는 위대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생각과 집중을 통해 자신과 주변의 자산을 가치있게 활용,창조적 성과를 거둔 보통사람들의 사례도 적지 않다.

창조적 업적은 자질도 중요하지만 후천적인 교육과 개인의 노력이 복합돼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가 명확한 목표를 추구하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학습하기를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도 나이와는 상관없이 시야를 미래에 두고 탐구와 학습 열정으로 꿈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도우미로 거듭 태어나고자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