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해 기존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는 업체들이 있어 주목된다. 상당수의 우회상장 기업이 상장 이후 기존 사업을 떼어내는 것과 차이가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일렉트로닉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마련, 경기도 시화 공장의 시설 투자에 사용키로 했다. 에이스일렉은 지난해 성인교육 전문업체 이그잼의 우회상장 통로가 된 곳이다.

에이스일렉은 기존의 매스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시화공장 시설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쳐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신규공장을 짓기로 했다. 공장 신축에 드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회사는 지난 17일 1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주 배정 이후 실권주는 공모를 거쳐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이 인수키로 해 대부분의 자금이 조달될 전망이다.

에이스일렉의 '본업'인 반도체회로기판(PCB) 사업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쪽 사업 부문을 더 키우겠다는 게 회사측의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그잼의 사업인 교육 부문은 서울 노량진 공무원 시험 학원과 e-러닝 부문에 더해 로스쿨 입학시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기로 방향을 정했다.

지오텔을 통해 코스닥에 등록한 카포인트도 지오텔의 기존 무선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카포인트는 '엑스로드'라는 상표로 알려진 내비게이션 전문업체다. 최근 북미지역의 전자지도 개발을 완료하는 등 단순 내비게이션 기업에서 종합 위치기반서비스(LBS)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중이다. 이를 위해 지오텔의 무선 솔루션 기술이 꼭 필요할 것으로 회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지오텔은 올 초 PC의 메신저와 휴대폰을 연동해 메신저 대화창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쿨샷' 서비스 공급계약을 LG텔레콤과 체결했다. SK텔레콤, KTF에 이어 LG텔레콤에도 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국내 이동통신회사 모두와 계약을 맺게 된 것.

회사측은 올해 해외 수출까지 추진해 현재 전체 매출액의 10% 가량인 무선 솔루션 사업을 더욱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엠엔에프씨는 아예 기존 사업을 주력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영화 음악업체 엠엔에프씨가 피혁업체 동우에이엘티를 통해 우회상장,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영화 산업의 부진 속에 엠엔에프씨는 중국 등지에서 공장을 운영중이던 코리아홈쇼핑을 인수하는 등 피혁사업부에 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피혁 사업부는 구두, 신발, 핸드백 등에 사용되는 합성 피혁 제조를 맡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가 투자해 개봉한 'M' 등 두 편의 영화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전체218억원의 매출 가운데 합성피혁 부문이 16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최근 한국 영화산업이 부진하기 때문에 올해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직접 투자보다 영화 배급쪽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며 피혁사업쪽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