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내 종합주가지수 3000 달성을 장담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이 임박해 오고 있지만, 취임도 하기 전에 종합주가지수가 160포인트까지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가시화 등 시장 자체의 문제가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임기 2년차까지는 증시가 상승해 왔다며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내놓았던 일부 증권사들도 자존심을 크게 구기게 됐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만 한달이 갓 넘어선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 장마감일보다 51.16포인트 급락한 1683.56을 기록, 대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0일(1844.37)보다 무려 160.81포인트 하락한 채 마감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 증시를 대체적으로 낙관해 왔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대선직후 경제 상황은 각각 달랐지만 과거 네 차례 대선 후 코스피지수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탔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987년 13대 대선 후 코스피지수는 열흘간 11.80%, 20일간 24.90%나 올랐고, 14대와 15대 때도 선거 후 20일간 각각 4.94%, 18.50% 상승했다는 것. 경기 정점에서 선거가 치러진 2002년 16대 대선 때만 선거 후 20일간 10.77% 내렸다고 교보증권은 설명했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선거 후에도 정치적 불안심리가 작용하는 선거 전보다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도 지난달 20일 발표한 `대선 이후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경제정책의 초점이 분배에서 성장으로 옮겨가고 경기부양 정책에 따른 경기활성화가 기대되며 친기업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분열된 민심 수습과 물가상승 압력 해소 등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불확실성 해소와 경제성장 기대감 등에 힘입어 중장기 증시 전망을 낙관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골자였다.

미국 경기가 주택시장의 침체와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 시장의 불안, 글로벌 인플레 우려 등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계속 연출하면서 국내 증시 또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급락은 해외영향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통신비, 교육정책, 산업은행 민영화 계획 등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증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운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17대 대선 결과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겠지만, 단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시야를 넓힐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