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시즌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한국출신 남자선수들이 여자선수들을 압도할 것인가.

현재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골프는 98년 박세리가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래 줄곧 여자가 남자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해왔다.

미국투어는 남자가 이미 3개 대회를 치른 반면,여자는 다음달 중순 개막전이 열린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추세를 가늠할 수는 있다.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가 우승하고 케빈 나(24ㆍ코브라골프)가 4위를 한데 이어 2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라킨타골프장 클래식코스(파72)에서 끝난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 510만달러)에서는 앤서니 김(23ㆍ나이키골프)이 5일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낸 끝에 합계 22언더파 338타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4라운드에서 선두에 4타 뒤진 2위였기에 '대회 최연소 우승'까지도 기대했으나 올시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3위를 한 것만 해도 좋은 성적이다.

앤서니 김은 투어 데뷔연도인 지난해 첫 4개 대회에서 세 번이나 커트탈락했었다.

올시즌 처음 대회에 출전한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가 공동 22위를 한 것도 주목되지만,이번 대회 출전선수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았던(24위)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단 1타 뒤져 공동 29위를 차지한 양용은(36ㆍ테일러메이드)도 돋보인다.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공동 6위로 통과한 '준비된 신인'답게 양용은은 소니오픈에서 20위를 한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29위에 오름으로써 2006년 말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레티프 구센 등을 제치고 이룬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올해 데뷔한 박 진(31)도 두번째 대회에서 커트를 통과,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재미교포를 포함,올해 미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여섯 명의 한국(계)선수들이 모두 투어 상금랭킹 100위내에 들면서 제 몫 이상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짐 퓨릭,비제이 싱,로리 사바티니 등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해 24일 오후 시작되는 시즌 네 번째 대회 뷰익인비테이셔널을 치러보면 그 추세를 더 확실히 짚어볼 수 있다.

6명 모두 뷰익 대회에 출전한다.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선 투어 4년차인 D J 트라한(28ㆍ미국)이 최종일 7타(버디8 보기1)를 줄여,이븐파에 그친 저스틴 레너드(미국)를 3타차로 제치고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2006서던팜뷰로클래식에 이어 통산 2승째.트라한은 우승 덕분에 상금랭킹 3위로 뛰어올랐고,프로전향 후 처음 마스터스 출전권도 받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