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지금과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가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비수렴 함정(non-convergence trap)'에 빠질 수 있다고 21일 경고했다.

한은은 이날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연 6.5%에서 2000년대(2000~2006년)에는 연 4.8%로 급감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세령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과거 선진국과 달리 성장 둔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데다 성장 내용에서도 투자 및 민간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 원인과 관련,자본과 노동 투입을 통한 양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친 반면 생산성 향상을 통한 질적 성장 기반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보통신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점과 국내 소비산업이 높아진 소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해외 소비가 늘어난 점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 강화에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신성장동력 발굴 등 물적ㆍ인적자본 개선 △금융 등 경제 하부구조 개선 △대외 개방 확대 △서비스업 등 취약 부문 경쟁력 강화를 정책과제로 꼽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