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심리학자는 인간을 경주마형과 거북이형 두 부류로 나누어 스트레스의 개념을 설명했다.

경주마형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생기가 돌고 행복해지는 반면 거북이형은 평온한 상태에서만이 행복을 느끼는 스타일이다.

스트레스라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어서 스트레스 자체를 경원시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인데,이제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트레스를 활용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스트레스를 하나의 자극으로 받아들여 이를 긍정적 에너지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스트레스를 근력운동에 비유하기도 한다.

무게가 지나치게 가벼우면 근력을 키울 수 없듯이,스트레스를 너무 적게 받으면 스스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림픽의 신기록은 조용한 연습장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광하는 관중들 앞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 사회는 유독 스트레스가 많아서인지 '한국형 스트레스'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겪는 스트레스,명절이 다가오면 주부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매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속을 태우는 입시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사회의 동력을 떨어뜨리고,자신감을 상실하고,의욕을 꺾는 일들이다.

유교적인 문화의 영향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신을 당당하게 내세우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까닭에 고열이나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오는 29일 창립식을 갖는 '한국 스트레스 협회'는 바로 이러한 한국인 특유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 의료인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누구나 예외없이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경주마형처럼 스트레스를 자기 삶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냐,아니면 스트레스에 함몰돼 버리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설명이 필요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