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자년(戊子年) 새해에 들어서도 분양시장은 한겨울 날씨처럼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연초부터 지방에서는 청약률 '제로(0)' 단지가 속출하고 있고 수도권에서도 순위 내 청약에서 마감하는 단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이에 따라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해 말 11만가구를 넘어선데 이어 이달에는 12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올 1분기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5일부터 3월까지 전국에 공급 예정인 민간 아파트는 서울 8685가구,인천ㆍ경기 3만2032가구,지방 3만7039가구 등 총 7만7756가구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건설사들로서는 얼굴을 찌푸릴 만한 일이지만,수요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그러나 1,2분기를 지나 하반기부터는 공급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차기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향후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정부는 앞으로 취ㆍ등록세를 통폐합한 뒤 세율을 인하하고,현행 6억원짜리 주택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대상도 확대해 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를 내집마련의 적기로 보고 있다.

특히 4월 총선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차기 정부가 규제 완화를 본격화하기 전에 집을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은 1분기까지는 분양가상한제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지난해 말까지 서둘러 분양승인 신청한 물량을 1분기에 대거 쏟아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분양가가 통상 주변 시세보다 10~15%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 있어 비상한제 아파트에 비해 앞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한제 아파트를 노리는 수요자들은 올 1분기에는 분양물량 증가의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높은 환금성을 선호하는 수요자라면 비상한제 아파트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상한제 아파트는 계약 후 5~10년의 전매제한을 받지만 비상한제 아파트는 바로 전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상한제 아파트는 주변시세보다 싸게 공급되는 경우도 있어 이들 물량을 분양받는다면 저렴한 가격과 높은 환금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으면서도 주변 시세보다 20~30%가량 싼 아파트가 공급돼 큰 인기를 끌었다.

또 1분기에는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은평뉴타운과 광교신도시 분양이 예정돼 있지 않아 이들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라면 당분간 청약통장을 아껴둬야 한다.

그러나 이들 단지가 아니더라도 1분기에 유망단지가 다수 나오는 만큼 자신의 청약가점과 자금여건 등을 고려해 청약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서울에서는 강북에서 강남 못지않는 유망지역으로 꼽히는 용산 지역의 분양물량이 주목된다.

효창동과 한남동에서 총 900여가구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강북의 또다른 유망지역인 뚝섬도 1분기에 분양될 가능성이 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에서 2개 단지 648가구가 분양된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는 "세금 부담으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도심권이나 강남권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용인과 인천 청라지구에서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은 신봉지구 2999가구를 비롯,총 9909가구가 쏟아져 나온다.

경기도 전체 물량의 36.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용인은 광교신도시 개발호재와 신분당선 등 교통여건 향상 기대로 지난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인천에서는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청라지구에서 3054가구가 분양된다.

차기 정부가 지난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던 부산 해운대구와 울산 남구,울주군 등 지방 투기과열지구 3곳과 충남 천안,아산,울산 중.동.남.북구 등 지방 주택투기지역 6곳을 올해 해제키로 함에 따라 이들 지역도 새롭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