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경기 과열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통계국은 24일 작년 경제성장률이 11.4%로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은 24조6619억위안(약 3조4000억달러)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전년(1.5%)의 세 배를 초과했다.

정부가 긴축을 강화하기 시작한 작년 4분기 성장률은 11.2%로 전 분기(11.5%)보다 소폭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5%로 11년 만에 가장 높았던 전월의 6.9%보다는 다소 낮아졌다.하지만 물가 수준 자체가 중앙은행의 관리 목표인 3%를 훨씬 웃돌고 있다.

셰푸잔 통계국장은 "중국 경제가 과열 단계에 있고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 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중국이 긴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 탕 홍콩 동아시아은행 경제분석가는 "수출 감소를 감안하면 4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비록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과열 국면에 속한다"고 말했다.

왕칭 모건스탠리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에 경제 성장은 둔화된 반면 인플레 압력은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긴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내달 춘절(설날)이 있고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2월 중 7%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소폭이나마 감소하고 있고 내수 소비 증가가 눈에 띈다는 점에서 경기가 연착륙 중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홍콩 리먼브러더스 관계자는 "성장률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 증가가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질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비 증가가 물가 상승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구매력 증가에 의한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작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로 전월보다 1.4%포인트 높아졌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5.8%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낮아졌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