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무산되거나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들어 현재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무산된 M&A 규모가 101억달러에 달한다고 톰슨파이낸셜의 자료를 인용,24일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성사된 M&A(5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사모펀드회사 블랙스톤과 베인캐피털,모건스탠리의 사모펀드 자회사 등이 호주 폭발물업체 오리카를 89억9000만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지난 10일 철회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WSJ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신용경색 상황이 악화돼 사모펀드들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잇달아 M&A를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OC 인터내셔널의 증시담당 책임자인 마셜 니컬슨은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도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지 못해 앞으로 더 많은 M&A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전망"이라며 "고객들에게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거래를 미루라는 조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IPO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창성이 1억4500만달러 규모의 IPO를 무기한 연기했고 중국의 훙화그룹도 IPO를 통한 6억달러 조달 계획을 접었다.

필리핀 세부에어와 태국 탭 워터 서플라이,한국의 조선기자재업체 태웅도 IPO를 미뤘다.

올 들어 아시아 기업들은 IPO로 42억3000만달러를 조달,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억9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인도 기업 릴라이언스 파워의 30억달러를 제외하면 올해 IPO 실적은 전년 동기의 절반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 전체 IPO 규모(1033억2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