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을 맞아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고유가와 원화강세 등의 대형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닝서프라이즈'는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CD 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LCD의 전체 영업이익은 2조11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15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04년 2분기 33%를 기록한 이래 14분기 만에 최고치인 21%를 달성했다.

정보통신 부문도 연간 휴대폰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2005년 1억300만대, 2006년 1억1400만대에서 지난해에는 1억6100만대로 껑충 뛰었다.전년도에 비해 41% 급증했다.

DM 분야도 신기록 행진에 가세했다. 프린터,오디오ㆍ비디오 등을 제외한 TV부문에서만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2006년 글로벌 영업이익(5800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 15일 4분기 실적 브리핑을 하면서 "우리도 놀랐을 정도"라며 '어닝서프라이즈'임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추월하고 노키아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랐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휴대전화 부문에서 전년대비 33% 줄어든 190억 달러(한화 18조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돼 18조 3천7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에 뒤지며 2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날 실적발표를 한 LG필립스LCD도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4분기(연결 기준)에 매출 4조3220억원,영업이익 86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도 14조352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연간 영업이익은 1조5040억원으로 2004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1조원대를 회복했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데다 생산설비 효율화를 통해 원가를 31%나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휴대폰 사업부문이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동시에 영업이익률과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등 양적,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이날 LG전자가 발표한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액은 3조501억원, 영업이익은 266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휴대폰 매출은 2조9167억원, 영업이익은 2565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아울러 현대차도 이날 깜짝 놀랄 만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현대차는 환율 하락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3년만에 영업이익률도 6%대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30조4891억원과 영업이익 1조8150억원, 경상이익 2조2220억원, 당기순이익 1조682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10년만의 임단협 무분규 타결, 원가혁신, 아시아 중동,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성공적인 개척 등을 통해 창사 40년 이래 최대의 매출을 올렸다고 자체 평가했다.

현대제철도 창사이래 최대 매출과 수익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지난해 매출 7조3828억원, 영업이익 6696억원, 당기순이익 519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작년 매출은 사상 첫 '7조원' 돌파다. 2006년(5조4812억원)에 비해 34.7% 늘어난 것이다.

2006년과 비교할 때 작년에 영업이익은 13.2%, 경상이익은 4.2%, 당기순이익은 9.8% 각각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1% 수준이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