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검팀은 24일 BBK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씨를 두 번째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당선인이 서울시장이었을 때 비서실에서 일한) 이진영씨 말만 듣고 조사한 것이 다시 조사되길 희망한다.

계좌추적만 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상황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획입국설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민사소송이 끝나서 들어왔을 뿐"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검찰의 회유ㆍ협박 의혹과 관련해 "김씨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되 객관적 증거도 있을테니 당장 수사검사를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며 내용이 검증되지 않으면 소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씨의 소환에는 김씨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전 의원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의원은 "김씨의 말을 믿는다"며 "사람을 잡아다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물어보는 것 역시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말로 김씨의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또 "특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서면이건 대면이건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의 인권은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것인데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고 봐주는 것은 납득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민주연대21 회원 20여명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양재동 한신인터밸리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