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독단적 의사결정을 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꺼리는 '나쁜 리더'를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핵심 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있는 니나 당크포트 네벨 아시아 최고교육담당자(CLO)는 2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연찬회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는 핵심 인력이라 하더라도 독단적 의사결정 등으로 팀워크를 저해한다면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GE조차 동료나 부하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실적만 좋은 상사'는 기피 대상 1순위라는 설명이다.

당크포트 네벨은 조직에서 배제해야 할 '나쁜 리더'는 '독단적 의사결정파',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하는 '학습 태만파' 등이라며 "나쁜 리더들 때문에 인재들이 회사를 떠난다는 대답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GE의 경우 급작스러운 해고 통보가 아니라 점진적이면서 예측 가능한 과정을 거쳐 이른바 '나쁜 인재'를 회사 조직에서 몰아낸다고 소개했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를 알리는 '깜짝 통보'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32만9000명의 임직원이 일하는 GE는 2년에 한 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평가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직원 등급을 매긴다.

상사가 동료나 부하직원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면,"당신은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수차례 알려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 같은 과정은 "'해고'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해 사람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당크포트 네벨은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성장 DNA'를 보유한 지도자 자질로 △시장과 지역사회 등 외부에 대한 관심 △명확한 사고력 △상상력과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용기 △다른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포용력 △전문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 가운데서도 GE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리더'의 조건은 '상상력'이라고 강조했다.

후천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상상력이야말로 기업들이 직면한 환경과 인구문제 등의 난제를 헤쳐 나갈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CLO의 임무"라며 "이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E가 항공기 원격점검 기술을 헬스케어 사업에 적용해 마땅한 의료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원격 진료'할 수 있는 사업을 새롭게 펼치게 된 것도 상상력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