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이 '사전'에서 '종합 학습기'로 바뀌고 있다.단어 찾아주는 사전 기능을 넘어 인터넷 동영상 강의 재생,문제집 풀이 등이 가능한 모바일 학습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성수기인 신학기를 앞두고 최근에 나왔거나 곧 출시될 제품을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샤프전자가 지난해 말 선보인 'RD-CX300'은 인터넷 수능 동영상 강의 재생이 가능한 첫 제품이다.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용량이 20기가바이트(GB)나 돼 대용량 동영상도 저장하거나 재생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청에서 서비스하는 4288개 인터넷 수능 강의(언어,수리,외국어,사회탐구,과학탐구,논술)를 지원한다.이투스와 EBSi에서 방영하는 수능 강의도 지원한다.

레인콤 한누리비즈 등도 동영상 재생 전자사전을 속속 내놓고 있다.지난해 동영상 재생 기능을 갖춘 '딕플 D5'를 출시했던 레인콤은 다음 달 인터넷 수능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누리비즈의 신제품 '누리안 X20'은 동영상 플레이어,MP3플레이어,녹음 등의 기능을 갖췄다.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기면서 사전 검색을 할 수 있다.

찾고자 하는 단어를 터치스크린 화면에 펜으로 입력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한누리의 '누리안 X20'은 제품에 달린 펜으로 화면에 단어를 쓰면 바로 의미를 찾아준다.레인콤도 다음 달 초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고 영어 단어 숙어 문제집이 추가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자사전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잇따라 추가되는 것은 어학 학습환경이 멀티미디어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인터넷에서 동영상 강의를 내려받아 시청하거나 원어민 발음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쪽으로 학습 패턴이 바뀌면서 멀티미디어 전자사전 수요가 커졌다는 얘기다.

샤프전자 관계자는 "전자사전 수요층의 공부 방식이 달라지면서 전자사전 기능도 변하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 강의 활성화로 동영상 재생 기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사전의 핵심인 '사전' 기능에 특화된 제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사전기능만 있는 카시오의 '엑스워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다른 업체들이 액정화면을 컬러로 바꾼 지 오래됐지만 카시오는 사전 찾기와 영어회화 기능만 있는 흑백 전자사전을 고집하고 있다.

'에이원프로' 브랜드의 전자사전으로 알려진 두산동아 역시 다른 기능을 배제하고 사전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