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가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0%를 돌파하고 영업이익률 25.0%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경쟁사들이 경악하고 있다.예상은 했지만 너무 놀랍다는 것이다.

노키아가 지난해 4분기에 판매한 휴대폰은 1억3350만대.세계 2~4위 업체인 삼성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의 판매량을 더한 것보다 많다.더 놀라운 것은 25.0%라는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다.이는 삼성전자(10.8%) LG전자(8.8%)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노키아는 미국 모토로라가 휘청거리는 사이에 점유율 40%선과 영업이익률 20%선을 돌파했다.전문가들은 그 비결로 △규모의 경제 △세계적인 유통망과 브랜드 가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신흥시장 공략 성공 △원천기술 보유 등을 꼽는다.

노키아는 분기당 1억대 이상을 팔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부품을 대량으로 사기 때문에 경쟁사들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마창민 LG전자 상무는 "노키아의 점유율이라면 부품 구매,판매망 확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원형 디자인'이라는 생산 방식도 노키아의 강점이다.기준이 되는 한 제품을 중심으로 동일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제품을 찍어낸다는 말이다.지역별 특성에 따라 디자인과 일부 기능만 조금씩 바꾸면서 거의 동일한 부품을 사용해 개발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얘기다.

노키아는 유통망 장악력도 강하다.노키아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현지 업체에 맡겨 휴대폰을 생산,유통망을 장악한다.거래 물량이 많다보니 이동통신 사업자와의 휴대폰 공급 협상에서도 우위에 서게 된다.

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재고 물량과 생산 능력,부품 잔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갖춰 적시적소에 제품을 투입하고 있다.

이 밖에 과감한 투자로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을 선점하면서 저가 휴대폰 시장을 장악한 점과 많은 휴대폰 원천기술을 확보해 특허 사용료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노키아의 강점이다.업계 관계자는 "1000만대를 파는 기업과 1억대를 파는 기업이 원가경쟁력에서 같을 순 없다"며 "노키아는 그만큼 유통이나 공급망 관리에서 돈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