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발(發) 세계 경제 불안과 관련해 금융ㆍ증권계 인사들을 급히 불러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듣고 "경기를 진작시켜야 하는데 이 같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확대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25일 집무실에서 금융ㆍ증권계 전문가들과 2시간 가까이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명환 도이치뱅크 서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규모와 신용경색 위기가 카드ㆍ오토론 등으로 영향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하며 한국도 철저히 위기 관리를 해야 한다"는 '위기론'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주진술 한국씨티증권 대표 등 나머지 전문가들은 "미국 등 당사국들의 강력한 유동성 지원 의지 표명으로 서서히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는 단계"라며 '해소론'쪽으로 기울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당선인은 간담회 말미에 "모두 수고했다.경기를 살려야 하는데 이 같은 사태가 확대되고 있어 걱정스럽다"는 내용의 짤막한 코멘트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주로 참석자들의 얘기를 듣는 입장이었다.간담회가 끝난 뒤 이 당선인은 인수위 관계자들에게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변화에 잘 대응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대표,주 대표,정현진 우리은행 부행장,박우규 SK경제연구소장,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인수위 측에서는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곽승준 기획조정분과 간사,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주호영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당선인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영향이 실제 금융시장 현장에서 어떻게 반응하고,영향을 주고 있는지 공무원말고 시장에서 실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듣고 싶다"고 해 갑자기 마련된 자리다.

김현석/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