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이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세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25일 코스피지수는 29.41포인트(1.77%) 오른 1692.41에 마감했다.외국인은 17일째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이날은 939억원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다.연기금은 이날 15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10일째 순매수를 지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도하기엔 이르다는 반응이다.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글로벌 신용경색 등의 악재에 더해 소시에테제네랄(SG)은행의 대규모 선물투자 손실이 드러나 주변 여건이 아직 어둡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이 예상밖으로 선전하는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동력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회복한 뒤 이를 지지선으로 상승 시도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도랠리'는 아직

유가증권시장은 뉴욕 증시의 이틀 연속 상승세와 영국 독일 등 유럽 증시의 급반등에 힘입어 전날의 강세를 이어갔다.미국 정부와 의회가 경기부양책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증시 반등에 힘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올 들어 10% 이상의 낙폭을 기록한 기계 철강금속 화학 운수장비 등 중국 관련주들이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포스코가 4.51% 오르면서 50만원대를 회복했고 현대중공업은 4.83% 상승하면서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도 강세였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조치로 과매도 상태이던 국내 증시가 정상 수준을 만회하는 과정으로 1700선까진 무난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펀더멘털(실물경제)이 순식간에 개선된 게 아닌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규모 등에 대한 불안이 남아있기 때문에 랠리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작년 말부터 금리 인하 조치 후 상황이 개선됐다가 얼마 뒤 패닉상태에 빠지면 다시 금리 인하 조치가 들어가는 형국이 계속되고 있다"며 "유럽계 은행의 부실과 전 세계 물가 상승 등에 대한 추가 변수가 남아있는 이상 1715선을 지지대로 본격적인 박스권 장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등시 주도주는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상승장을 염두에 둔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낙폭 과대 및 저평가주와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한 개별주 투자로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낙폭 과대주로는 심각한 미국 경기 침체에도 기대 이상으로 선방하고 있는 중국 경제와 연관된 주식들이 꼽히고 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11.2%로 11%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긴축정책도 주가와 부동산가격 등이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3월 전후로 완화될 조짐이 있다"며 포스코 현대중공업 대한해운 현대미포조선 등 중국 관련주들의 강세를 전망했다.

지난해 약세를 면치 못해 저평가주로 꼽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개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져 구매력이 강화된다면 중국 관련 수혜주도 조선 등 생산분야에서 IT 자동차 등 소비분야로 완만히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윤영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는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아예 내수 의료 분야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게 차선책"이라며 테크노세미켐 한라건설 동원F&B 팅크웨어 제일화재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