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해외펀드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물펀드 리츠펀드와 같은 섹터펀드였다.전문가들도 이들 펀드 전망이 좋다고 추천을 했고 투자자들도 너도나도 이들 펀드에 돈을 맡겼다.하지만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올 연초 들어서도 섹터펀드가 주목받고 있다.물론 관심 대상 펀드는 작년과는 다르다.농업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애그리펀드',천연자원이나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대체 에너지 관련 주식을 편입하는 에너지 및 환경펀드 등이 새로 바통을 이어받았다.과연 올해는 섹터펀드가 기대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최근 부상하는 섹터펀드들은 편입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광범위한 데다 장기 전망도 대체적으로 밝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농산물 펀드들의 기초 자산 가격이 장기 상승 트렌드를 보이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관점에서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섹터펀드 가운데 대표적인 주목상품은 애그리펀드다.현재 국내에는 마이애셋의 '글로벌코어애그리펀드'와 미래에셋맵스자산의 '로저스농산물지수파생상품펀드',도이치운용의 '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clsA' 등이 있다.이 가운데 가장 최근에 출시된 '글로벌코어애그리펀드'는 세계 2위 곡물업체인 미국 ADM 등 농업 관련 글로벌 메이저업체에 자산의 대부분을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순수 농업 관련 펀드로는 국내 처음이다.

김정래 마이애셋 글로벌전략팀 이사는 "과거 농업은 사양산업이었지만 개도국 소비 증가와 식량 자원 고갈에 따른 공급 부족의 불일치 현상으로 최근에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용어가 나올 정도로 고성장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애그리펀드는 최소 향후 10년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농업 분야 글로벌 대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까닭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관련 펀드도 유망하다.연초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고점에서 밀리며 약세로 돌아선 상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강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현재 시중에 팔리는 원자재 관련 펀드는 30여종이 넘는다.작년까지는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했지만 연초 들어서는 비교적 좋다.미래에셋맵스의 '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 1ClassA'는 6개월 수익률이 16.92%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5.01%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이 펀드는 해외 상품지수에 연계된 파생상품 펀드로 지수를 주총하는 까닭에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안정적이다.

반면 대체 에너지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에너지펀드들은 작년 말까지 선전했으나 올 들어 수익률이 급락해 6개월 미만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