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은 더 이상 간장 회사가 아닙니다.장류뿐 아니라 초음료,식용유,수프 등에 이어 식품 신소재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58)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진출한 기능성 식품 소재인 펩타이드와 천연조미 소재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이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00억원을 달성하고,5년 뒤에는 1000억원대로 성장해 간장 못지않은 주력 사업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샘표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300억원을 기록했다.전년 대비 9% 정도 늘었고,영업이익도 2006년 8억원 적자에서 40억∼50억원 흑자로 전환했으니 일단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60년 발효 명가'샘표의 창업주(고 박규회 회장)의 맏손자인 그가 뛰어든 신소재 사업 중 펩타이드는 콩에서 추출하는 단백질로 체지방 감소와 피부미용,관절 건강 등에 효과를 지녀 기능성 식품과 음료,화장품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천연조미 소재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등 고기 맛을 내는 식물성 원료로 소스와 수프 육수 제품 등에 이용된다.

"필리핀 식품 회사에 150만달러어치를 올해 중 수출하기로 계약했습니다.미국과 멕시코에서는 다국적 기업들과 200만달러 규모의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일본에도 기능성 소재를 수출할 계획입니다.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상대로 MSG(인공조미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소재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박 사장은 올해 해외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는 3월 말까지 20억~30억원을 들여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이어 현지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원래 학자의 길을 고집했다.경기고(1968년)와 서울대 전자공학과(1973년)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석사(1979년),오하이오 주립대 철학박사 학위(1988년)를 취득 후 현지에서 철학을 강의했다.그러나 1990년 부친의 권유로 귀국,샘표식품 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현재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 마르스1호 측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단기 이익을 위해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마르스1호 펀드의 행동은 사채업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그들은 경영권을 인수해 비싼 가격에 (회사를) 팔 궁리만 하고 있어요.그렇지만 뜻대로 안 될 것입니다."

박 사장 측은 최근 주식을 추가 매입,지분율을 31.4%로 늘려 29.9%의 마르스1호를 제쳤고 우호지분을 합치면 50%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