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창사 40년 만에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렸다고 한다.현대차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이 전년보다 11.5% 늘어난 30조4891억원으로 처음 30조원을 돌파했고,영업이익은 무려 47% 증가한 1조81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매출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현대차로서는 치명적 악재인 환율 급락(急落)과 내수 부진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돋보인다.

현대차는 이 같은 실적을 이끈 원동력으로 원가혁신,10년 만의 무분규 임ㆍ단협 타결,러시아ㆍ중동 등 신흥시장 개척을 꼽았다.특히 거의 해마다 파업을 되풀이해온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분규없이 임ㆍ단협에 합의함으로써 생산과 영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고,그 결과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이어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현대차는 그동안 노조의 반복적인 파업에 시달림으로써 경영에 큰 차질을 빚어왔음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2006년만 해도 34일에 걸친 장기파업 여파로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노사관계가 안정되는 것만으로도 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외에 180만대 이상을 팔아 매출액 33조6250억원,영업이익 2조186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톱5' 도약의 기틀을 굳힌다는 전략이다.세계경제 둔화,고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환율 불안 등의 난관을 원가혁신과 고품질 신차개발로 정면 돌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특히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중국 등의 추격에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다.중국이 낮은 임금을 활용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적극 공세에 나선다면 아직 세계적 메이커에 비해 가격과 품질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품질 업그레이드,원가절감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무엇보다 그런 노력들 또한 대립적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친 상생(相生)의 협력체제가 떠받치지 않으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힘들다.현대차의 사상 최대실적이 그걸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