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 후속추진단이 각 부처의 인원 감축 기준을 제시하고 29일까지 직제개편안을 내도록 요구함에 따라 각 부처들은 주말에도 회의를 열고 실.국 구성이나 인원 조정 등의 밑그림을 짜느라 분주했다.

'대국.대과' 체제가 일찌감치 예고된 가운데 인수위원회는 국은 4개과 이상,과는 10명 이상 인원을 두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조직 통폐합으로 가뜩이나 국.과장 자리가 없어지는 판에 이를 더욱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특히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퇴출 압력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퇴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기획재정부로 합쳐짐에 따라 두 부처는 실국별로 조직 구성에 관한 의견 수렴에 나서는 한편 전체 정원도 조정 중이다.정책 기획.조정 기능은 재경부 경제정책국 정책조정국,기획처 재정전략실 기획기능,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 기능 등이 하나의 대국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기획처의 재정운용실 등 예산 관련 부서는 예산실로 합쳐지고 공공기관 관리 업무는 국고국과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국고국과 공공기관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재정실(가칭)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두 부처의 정책홍보관리실은 4개과를 1개과로 줄이고 대변인 등 직제에 없는 비공식 조직과 인원을 크게 축소할 계획이다.해외 조직도 재경부의 재경관과 기획처의 기획관이 중복되기 때문에 대폭 조정이 불가피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전체로 국장급 이상이 30명 정도 잉여 인력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과장급 이하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국장급 이상은 대부분 50대 초반이어서 퇴출 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가 통합돼 만들어지는 금융위원회도 금정국 70명과 금감위 80명 등 150명의 인원을 135명 정도로 10% 줄일 계획이다.금감위는 이번 조직 확대로 1급 자리가 하나 더 생길 수 있다며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정책 법령뿐 아니라 감독정책까지 수행하려면 초기에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산업자원부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일부,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 및 지역특구 기능까지 결합하는 지식경제부는 두 가지 조직 기능 재편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첫째는 기간제조산업 미래산업 정보기술(IT)산업 등 각 산업 담당 부서와 연구개발(R&D) 지원 등 산업정책 부서를 묶어 1차관이 담당하고,무역투자 부문과 에너지 부문을 2차관이 맡는 방안이다.둘째는 1차관이 산업정책 업무와 무역투자 부문을 다루고 2차관이 산업담당 부서와 에너지 부서를 함께 맡는 안이다.첫째 안은 산업 분야에서,둘째 안은 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행히 정통부와 과기부에서 넘어오는 조직과 인원이 예상보다는 적은 쪽으로 협의되고 있다.정책홍보관리관실 등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대부분 오지 않는 쪽으로 정리가 되면서 정통부에서 3개국의 10개과 정도,과기부에서 4개과와 연구개발특구기획단 등만 통합될 예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도 과학기술부와 통합된 이후의 조직 개편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범 인적자원 관련 부서의 덩치가 커진다 해도 초.중등 관련 업무와 대입 관련 업무를 지방과 민간에 이양해야 해 6개국,30여개의 과를 거느리고 있는 학교정책실의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며 "국.과장 자리를 기존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과기부의 몫으로 최소 4개국 정도를 떼 줘야 한다"며 "통합신당의 주장처럼 과기부의 범 연구개발(R&D) 지원 업무까지 교육과학부로 넘어오면 과기부의 몫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누가 임명되느냐에 따라 조직 개편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경숙 인수위원장이라면 교육부에,오세정 서울대 자연대학장이라면 과기부에 주도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건복지부는 복지부 여성가족부 청소년위원회 등 1000여명의 정원을 860∼870명가량으로 줄이라는 인수위의 지시를 받았다.하지만 여성부가 아직도 존치를 주장하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재형/송형석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