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이상기류' ‥ 고정금리가 변동보다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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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애꿎은 금융소비자들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5.4%대였던 금리(국고채 5년물)는 12월 초 6%대로 치솟았다 지난 25일 5.29%로 내려앉았고 올초 100엔당 838원20전이었던 원.엔 환율은 22일 895원37전으로 올랐다가 주말께 주춤해지는 등 금리,환율,주가 등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 주체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여유자금을 펀드에 넣어야 할지 은행 정기예금에 맡겨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일단 단기로 자금을 굴리면서 상황을 지켜볼 양이지만 변동성이 워낙 커 적절한 투자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최근 들어 주택담보 대출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도는 기현상이 빚어지면서 집 장만하는 사람들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 지점장은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질 땐 투자 주기를 되도록 짧게 가져가고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7%대 특판예금 마지막이라는데…"
경기도 분당에 사는 가정주부 이모씨(61)는 지난 22일 펀드에서 찾은 돈을 저축은행 예금에 넣으려고 서현역 인근의 경기저축은행 분당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많아야 서너 명이 있던 은행 안엔 20여명이 북적이고 있었다.연 7.2%(복리기준 7.44%)를 주는 예금을 들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폭락장을 체험한 고객들이 은행권으로 돌아오고 있다.국민은행만 해도 올 들어 23일까지 정기예금 잔액이 4조2422억원이나 늘었다.상황이 바뀌자 지난 연말 유동성 위기로 7%까지 높였던 예금 금리를 서둘러 내렸다.우리은행은 '하이미키예금'의 최고 금리를 지난 18일 연 6.6%(1년)에서 이번 주 6.1%까지 인하한다.강남에 사는 김모씨(58)는 "은행 특판 광고를 보고 해당 금융사를 찾으면 이미 한도가 차서 헛걸음하기 예사"라고 푸념했다.
◆'고정금리로 갈아탈까'도 고민
채권 시장의 혼란으로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가 변동금리형보다 싸지는 현상도 나타나 대출자들은 어떤 상품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다.
국민은행의 28일 기준 3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금리는 지난주보다 0.60%포인트 내린 6.37~7.97%이다.이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변동금리형 주택대출금리(6.45~8.05%)보다 0.08%포인트나 낮은 것이다.2004년 이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가 3개월 변동금리형 대출금리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신한은행,농협의 고정금리형 대출금리도 모두 변동금리형 대출금리보다 낮아졌다.
이는 고정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10일 6.87%에서 25일 5.69%로 보름 만에 1.18%포인트 떨어진 반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금리는 0.1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전망뿐 아니라 대출액의 1%가 넘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등기설정비 같은 부대 비용도 함께 고려해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자금 금리만 애꿎게 올라
올해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는 지난해 1학기(연 6.59%)와 2학기(연 6.66%)에 비해 0.99%포인트 오른 연 7.65%로 확정됐다.학자금 금리는 공고(1월7일) 직전 국고채 5년물 금리에 연동되는데 지난 연말 금리가 폭등하면서 1월2∼4일 5.85%에 달했기 때문.그러나 이후 금리는 하락세로 접어들어 25일엔 5.29%까지 떨어졌다.금리 확정 이후 20여일 만에 0.66%포인트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학자금 금리도 따라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이용균 교육부 대학재정복지팀장은 "학자금은 20년 만기 장기대출로 대출 시행 전 미리 헤지를 해놓는다"며 "이미 헤지가 끝나 더 이상 금리는 조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
지난해 11월 초 5.4%대였던 금리(국고채 5년물)는 12월 초 6%대로 치솟았다 지난 25일 5.29%로 내려앉았고 올초 100엔당 838원20전이었던 원.엔 환율은 22일 895원37전으로 올랐다가 주말께 주춤해지는 등 금리,환율,주가 등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 주체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여유자금을 펀드에 넣어야 할지 은행 정기예금에 맡겨야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일단 단기로 자금을 굴리면서 상황을 지켜볼 양이지만 변동성이 워낙 커 적절한 투자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최근 들어 주택담보 대출의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도는 기현상이 빚어지면서 집 장만하는 사람들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 지점장은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질 땐 투자 주기를 되도록 짧게 가져가고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7%대 특판예금 마지막이라는데…"
경기도 분당에 사는 가정주부 이모씨(61)는 지난 22일 펀드에서 찾은 돈을 저축은행 예금에 넣으려고 서현역 인근의 경기저축은행 분당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많아야 서너 명이 있던 은행 안엔 20여명이 북적이고 있었다.연 7.2%(복리기준 7.44%)를 주는 예금을 들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폭락장을 체험한 고객들이 은행권으로 돌아오고 있다.국민은행만 해도 올 들어 23일까지 정기예금 잔액이 4조2422억원이나 늘었다.상황이 바뀌자 지난 연말 유동성 위기로 7%까지 높였던 예금 금리를 서둘러 내렸다.우리은행은 '하이미키예금'의 최고 금리를 지난 18일 연 6.6%(1년)에서 이번 주 6.1%까지 인하한다.강남에 사는 김모씨(58)는 "은행 특판 광고를 보고 해당 금융사를 찾으면 이미 한도가 차서 헛걸음하기 예사"라고 푸념했다.
◆'고정금리로 갈아탈까'도 고민
채권 시장의 혼란으로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가 변동금리형보다 싸지는 현상도 나타나 대출자들은 어떤 상품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 커졌다.
국민은행의 28일 기준 3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금리는 지난주보다 0.60%포인트 내린 6.37~7.97%이다.이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변동금리형 주택대출금리(6.45~8.05%)보다 0.08%포인트나 낮은 것이다.2004년 이후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가 3개월 변동금리형 대출금리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신한은행,농협의 고정금리형 대출금리도 모두 변동금리형 대출금리보다 낮아졌다.
이는 고정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10일 6.87%에서 25일 5.69%로 보름 만에 1.18%포인트 떨어진 반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금리는 0.1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전망뿐 아니라 대출액의 1%가 넘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등기설정비 같은 부대 비용도 함께 고려해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자금 금리만 애꿎게 올라
올해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는 지난해 1학기(연 6.59%)와 2학기(연 6.66%)에 비해 0.99%포인트 오른 연 7.65%로 확정됐다.학자금 금리는 공고(1월7일) 직전 국고채 5년물 금리에 연동되는데 지난 연말 금리가 폭등하면서 1월2∼4일 5.85%에 달했기 때문.그러나 이후 금리는 하락세로 접어들어 25일엔 5.29%까지 떨어졌다.금리 확정 이후 20여일 만에 0.66%포인트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학자금 금리도 따라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이용균 교육부 대학재정복지팀장은 "학자금은 20년 만기 장기대출로 대출 시행 전 미리 헤지를 해놓는다"며 "이미 헤지가 끝나 더 이상 금리는 조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