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열정을 갖고 만도를 견실하게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라건설이 무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외환위기 때 잃은 ㈜만도를 최근 되찾아온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53)의 각오다.정 회장은 27일 오후 경기도 안양에서 벌어진 '안양한라'와 '춘천하이원'의 '2007∼200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라이벌전을 임원진 20여명과 함께 관전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안양한라의 창단 구단주인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 '골수' 팬으로 경기가 있을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임원들과 경기장을 찾는다.

정 회장은 이날 "만도 경영권에 대해선 한라그룹이 전적으로 행사하기로 (KCC와) 합의했다"며 "만도를 최고 기업으로 키우는 데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르신(정상영 KCC 명예회장)께서도 그런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만도 지분 35.8%를 확보하고 있는 한라건설이 2대 주주(29.99%)인 KCC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KCC에 대한 본지의 최근 보도(1월26일자)에 공감을 표시하며 두 회사의 협력관계를 확인했다. 정몽진 KCC 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만도 경영은 한라건설이 전적으로 맡게 될 것"이라며 "증시 회복 후 만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정 회장은 만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었다"고 회고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다급해진 만도의 전(前) 대주주 선세이지가 시간에 쫓겨 상식적인 가격선에서 한라건설 컨소시엄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선세이지는 한라건설 컨소시엄이 미국 사모펀드 KKR(1조2000억원)나 자동차부품업체 TRW(1조1000억원)보다 낮은 9000억원의 인수 가격을 써냈지만,조기 매각이 가능한 한라의 손을 들어줬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만도의 구체적인 경영 계획에 대해 "단지 계약만 했을 뿐 주식 양도 등의 세부 일정이 3월 말이나 돼야 끝난다"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후 해외 진출이나 국내외 상장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해외 진출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해외 공장 증설에 맞춰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