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성장동력 찾는다] (4) 대경권 : 대구+경북 행정권역 뛰어넘은 '경제통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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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 쇠퇴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경권(대구ㆍ경북)은 요즘 기대감에 차 있다.
규제 철폐와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조만간 가시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품소재,에너지,첨단 제조업 위주로 대경권을 특화시킨다는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구상이 실현될 경우 이 지역은 새로운 발전동력을 확보한다.
최근 대구광역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대경권 좌담회'에서는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영남권 신공항 조기 조성,대구국가공단 조성 및 대기업 유치,동해안 지역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구체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다.
◆이동우 부국장=새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사람ㆍ규제ㆍ돈을 중앙 정부가 독점하고 나눠줄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과감하게 광역경제권역에 맡겨야 합니다.지방 공무원의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는 중앙과 지방이 서로 협조하면 보완할 수 있습니다.정부조직 개편으로 남는 공무원을 지방으로 내려 보내면 중앙은 물론 지방도 좋습니다.수준 높은 중앙부처 공무원을 활용할 경우 지방 정부의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철우 전 부지사=이전 정부들에서도 광역경제권 형성,지방재정 확충,중앙 정부 권한 이양 등을 추진했습니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가장 큰 이유는 중앙집권적인 법령이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실례를 들자면 주택공사의 임대주택단지 건설을 지방 정부와 주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지방에선 임대주택이 넘쳐나고 있지만 인ㆍ허가권을 모두 중앙 정부가 쥐고 있어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심지어 준공검사 권한조차 없습니다.소나무도 큰 것을 옮기려면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래서는 지방자치가 어렵습니다.
◆문영수 부회장=지방에 대기업이 안 오는 이유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대기업 공장이 구미에 많지만 정작 돈은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올라갑니다.지방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국내외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하지만 국제 노선이 별로 없는 대구국제공항은 유명무실합니다.대구에서 인천 가서 비행기를 타려면 반나절이 허비됩니다.이래서야 경쟁력 확보가 되겠습니까.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남권 신공항을 하루속히 만들어야 합니다.교육시설 설치도 자유로워야 합니다.대구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자녀들을 대전에 보냅니다.대구에 국제학교가 없기 때문입니다.외국인의 정주 여건이 이처럼 열악한데 외자유치가 되겠습니까.하루빨리 이런 문제점들을 시정해야 합니다.
◆구동모 교수=서울과 지방 사람들이 경쟁력 이야기를 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 사람처럼 이야기합니다.비수도권의 공약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고려해야 합니다.대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공단이 없는 곳입니다.대구에 대기업을 유치하려면 국가공단 조성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그래야 대구가 경쟁력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이동우 부국장=광역경제권 구축과 관련해서 다른 지자체들은 많이 싸우지만 대구ㆍ경북은 비교적 잘 협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봉규 부시장=대구ㆍ경북이 하나라는 역사적인 인식과 단체장의 리더십을 성공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이 지역의 경제 통합 움직임은 시장과 지사가 새로 선임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이미 공통 과제를 발굴해 통합위원회와 조례까지 만들었습니다.경북은 대구전시컨벤션센터 확장에,대구는 경북의 통상 확대를 위해 교차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시장과 지사가 손잡고 같이 가니 정책 공조도 잘 되고 파급 효과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대구와 경북이 행정권역을 뛰어넘는 경제 통합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서인원 연구위원=대구ㆍ경북의 경제가 통합될 수 있는 아이디어 30가지 정도를 뽑아서 추진하고 있습니다.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룩한 가장 큰 성과가 바로 '대구ㆍ경북 경제자유구역' 지정입니다.경제자유구역은 대구~구미를 잇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포항까지 포함하는 지식경제자유벨트로 확대돼야 합니다.
◆김병문 교수=대구ㆍ경북 경제 통합이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내면을 보면 아직 보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대형 사업을 둘러싸고 지자체들이 하도 싸워서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특히 기초단체들의 개별 행동이 너무 심해 대형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입니다.이를 위해 우선 대구ㆍ경북전략산업기획단부터 합쳐야 합니다.에너지산업이 밀집한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에너지 부품소재 산업단지와 UN에너지연구센터 등을 포함한 에너지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합니다.
◆구동모 교수=글로벌의 개념보다 향토적인 것을 더욱 살려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쪽으로 정리하는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지역 거점의 성향과 로드맵을 독자적으로 맞춰가야 합니다.싱가포르의 의료 허브나 일본 규슈의 R&D 단지 등과 같은 글로벌 오픈 마인드를 바탕으로 지역성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더 큰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서인원 연구위원=대구를 대표하는 것이 내륙형 경제자유구역입니다.전국 최고 수준의 학교와 R&D,문화,의료 등이 바로 대구가 지향하는 내륙의 지식창조형 경제자유구역입니다.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대구ㆍ경북이 함께 해야 합니다.
◆이철우 전 부지사=산업기반과 문화가 조화를 이룬 구미~대구~포항을 연계한 '지식경제벨트'를 구축하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실제로 R&D 허브는 대구 인근이 풍부한 생산기반과 고급 인력을 갖추고 있어 충청권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여기에다 포항 경주 영천을 합쳐 인구 100만명의 도시를 만들고 김천ㆍ구미ㆍ상주를 합쳐서 70만명 규모의 도시를 조성해 대구와 전철로 연결하면 수도권 못지 않은 광역경제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리=신경원/김태철 기자 shinkis@hankyung.com
규제 철폐와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조만간 가시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품소재,에너지,첨단 제조업 위주로 대경권을 특화시킨다는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구상이 실현될 경우 이 지역은 새로운 발전동력을 확보한다.
최근 대구광역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대경권 좌담회'에서는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영남권 신공항 조기 조성,대구국가공단 조성 및 대기업 유치,동해안 지역 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구체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다.
◆이동우 부국장=새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사람ㆍ규제ㆍ돈을 중앙 정부가 독점하고 나눠줄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과감하게 광역경제권역에 맡겨야 합니다.지방 공무원의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는 중앙과 지방이 서로 협조하면 보완할 수 있습니다.정부조직 개편으로 남는 공무원을 지방으로 내려 보내면 중앙은 물론 지방도 좋습니다.수준 높은 중앙부처 공무원을 활용할 경우 지방 정부의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철우 전 부지사=이전 정부들에서도 광역경제권 형성,지방재정 확충,중앙 정부 권한 이양 등을 추진했습니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가장 큰 이유는 중앙집권적인 법령이 그대로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실례를 들자면 주택공사의 임대주택단지 건설을 지방 정부와 주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지방에선 임대주택이 넘쳐나고 있지만 인ㆍ허가권을 모두 중앙 정부가 쥐고 있어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심지어 준공검사 권한조차 없습니다.소나무도 큰 것을 옮기려면 중앙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래서는 지방자치가 어렵습니다.
◆문영수 부회장=지방에 대기업이 안 오는 이유는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대기업 공장이 구미에 많지만 정작 돈은 본사가 있는 서울로 올라갑니다.지방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국내외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하지만 국제 노선이 별로 없는 대구국제공항은 유명무실합니다.대구에서 인천 가서 비행기를 타려면 반나절이 허비됩니다.이래서야 경쟁력 확보가 되겠습니까.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남권 신공항을 하루속히 만들어야 합니다.교육시설 설치도 자유로워야 합니다.대구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자녀들을 대전에 보냅니다.대구에 국제학교가 없기 때문입니다.외국인의 정주 여건이 이처럼 열악한데 외자유치가 되겠습니까.하루빨리 이런 문제점들을 시정해야 합니다.
◆구동모 교수=서울과 지방 사람들이 경쟁력 이야기를 하면 완전히 다른 나라 사람처럼 이야기합니다.비수도권의 공약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고려해야 합니다.대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공단이 없는 곳입니다.대구에 대기업을 유치하려면 국가공단 조성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그래야 대구가 경쟁력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이동우 부국장=광역경제권 구축과 관련해서 다른 지자체들은 많이 싸우지만 대구ㆍ경북은 비교적 잘 협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봉규 부시장=대구ㆍ경북이 하나라는 역사적인 인식과 단체장의 리더십을 성공요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이 지역의 경제 통합 움직임은 시장과 지사가 새로 선임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이미 공통 과제를 발굴해 통합위원회와 조례까지 만들었습니다.경북은 대구전시컨벤션센터 확장에,대구는 경북의 통상 확대를 위해 교차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시장과 지사가 손잡고 같이 가니 정책 공조도 잘 되고 파급 효과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대구와 경북이 행정권역을 뛰어넘는 경제 통합을 이뤄가고 있습니다.
◆서인원 연구위원=대구ㆍ경북의 경제가 통합될 수 있는 아이디어 30가지 정도를 뽑아서 추진하고 있습니다.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룩한 가장 큰 성과가 바로 '대구ㆍ경북 경제자유구역' 지정입니다.경제자유구역은 대구~구미를 잇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포항까지 포함하는 지식경제자유벨트로 확대돼야 합니다.
◆김병문 교수=대구ㆍ경북 경제 통합이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내면을 보면 아직 보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대형 사업을 둘러싸고 지자체들이 하도 싸워서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특히 기초단체들의 개별 행동이 너무 심해 대형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입니다.이를 위해 우선 대구ㆍ경북전략산업기획단부터 합쳐야 합니다.에너지산업이 밀집한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에너지 부품소재 산업단지와 UN에너지연구센터 등을 포함한 에너지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합니다.
◆구동모 교수=글로벌의 개념보다 향토적인 것을 더욱 살려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쪽으로 정리하는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지역 거점의 성향과 로드맵을 독자적으로 맞춰가야 합니다.싱가포르의 의료 허브나 일본 규슈의 R&D 단지 등과 같은 글로벌 오픈 마인드를 바탕으로 지역성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더 큰 경쟁력일 수 있습니다.
◆서인원 연구위원=대구를 대표하는 것이 내륙형 경제자유구역입니다.전국 최고 수준의 학교와 R&D,문화,의료 등이 바로 대구가 지향하는 내륙의 지식창조형 경제자유구역입니다.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대구ㆍ경북이 함께 해야 합니다.
◆이철우 전 부지사=산업기반과 문화가 조화를 이룬 구미~대구~포항을 연계한 '지식경제벨트'를 구축하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실제로 R&D 허브는 대구 인근이 풍부한 생산기반과 고급 인력을 갖추고 있어 충청권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여기에다 포항 경주 영천을 합쳐 인구 100만명의 도시를 만들고 김천ㆍ구미ㆍ상주를 합쳐서 70만명 규모의 도시를 조성해 대구와 전철로 연결하면 수도권 못지 않은 광역경제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리=신경원/김태철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