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관 8층의 수입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 아동복 매장.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주부들로 가득찼다.1년에 딱 한 번 있는 할인 행사의 마지막 날로 종전가보다 최대 20%가량 싸게 나온 아동복을 사기 위한 인파였다.

이 매장은 닷새간의 할인 행사 기간에 폴로 카디건(19만8000원) 36벌과 폴로 코트(27만8000원) 16벌을 전부 팔아치웠다.바로 옆 국산 아동복 A매장은 이보다 절반가량 싼 가격에 카디건(9만~10만원)과 코트(13만~14만원)를 팔고 있었지만 매장은 썰렁했다.

폴로 매장 관계자는 "매년 연초에 할인 행사를 갖는데 올해는 특히 수요가 많아 이달 들어 지난 3주간 매출 상승률이 작년 동기 대비 40%를 웃돌았다"며 "원하는 제품을 사지 못한 손님은 할인가격과 상관없이 따로 주문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7개점에서 해외 명품 아동복의 작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55%나 급신장했다고 밝혔다.롯데백화점(수도권 12개점)에서도 작년 해외 명품 아동복 매출이 2006년에 비해 33% 늘었다.

자녀를 적게 둔 젊은 부모들이 가격 불문하고 고급 브랜드 아동복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

백화점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수입 브랜드 매장을 늘리고 있다.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인당 아동복 구매 액수가 평균 13만4000원으로 2006년(10만8000원)보다 크게 늘어나자 10여개 해외 브랜드 아동복 의류 매장별로 품목 수를 올 들어 20%씩 늘렸다.유아복도 프리미엄급 제품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오는 6월 10여개 수입 브랜드로 구성된 수입 아동 편집매장을 8층에 열기로 했다.현대백화점도 '게스 키즈' 등 수입 아동복 6개 매장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12% 성장하자 올해 뉴질랜드 브랜드 '펌프킨 패치'를 전 매장에 신규 입점시키기로 했다.업계 관계자는 "유명 해외 브랜드들도 브랜드를 알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아동 의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아동복 매출에 힘입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동복(4~13세) 시장 규모는 1조8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커졌다.

장성호/안상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