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의 전방위 조사가 고강도로 진행되면서 관련 계열사 투자자들의 불안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융계열사의 거래정지 등으로 자금이 묶일수도 있다는 불안감부터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현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란 조심스런 기대감까지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양상이다.

일단 특검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 일부 삼성 계열사들은 시장의 우려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급락하고 있다.

28일 오후 1시46분 현재 삼성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가 해외 비자금 조성을 담당했다고 주장한 계열사인 삼성물산의 경우 전 주말대비 2300원(3.99%) 내린 5만54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해 11월 2일 8만6700원에 거래되던 것이 같은 달 27일 6만원대로 떨어졌다 특검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10일부터는 하락세가 더 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지난해 9월말 이후 두번째로 20만원선이 무너진 삼성화재도 28일 현재 전 주말보다 1만원(5.13%) 떨어진 18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여파까지 영향을 미친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2월 27일에 기록한 고점(25만4500원) 대비 27%가 급락한 상태다.

삼성증권도 이날 3900원 내린 6만82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11만4500원 하던 주식이 연초 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특검수사 이후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고점 대비 40%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특검수사 여파로 삼성 금융계열사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특검이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에 대한 압수수색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비자금 단서도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면서 "이럴 경우 금융계열사들의 영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의 자금까지 묶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특검도 국가경제 전체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보다는 오히려 단기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리고 매수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주말인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삼성물산과 삼성화재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정기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54)을 지난 27일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벌였고,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화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