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등,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 말부터 폭등한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한 달도 안 돼 삼성 LG 등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추정한 올해 말 환율전망치에 바짝 다가서 관련 기업들이 경영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달러당 7.1996위안으로 고시,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1.3% 상승했다.위안화 가치는 작년 한 해 동안 7.7% 올랐으나 최근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최근 두 달간 위안화 가치는 2.9% 뛰었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으로 인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그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가속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0.75%포인트나 인하,달러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또 중국 정부가 작년 말부터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인플레 억제정책을 강화,위안화 상승을 용인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위안화 상승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비상이 걸렸다.중국삼성 관계자는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0~7.1위안으로 예상하고 올 경영계획을 수립했으나 예상치 않게 작년 말부터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일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다만 위안화 가치 상승은 수출채산성 하락과 함께 원부자재 수입가격 하락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중국 내수판매 비중이 40%를 넘는 대기업의 경우 전체적인 수익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LG전자는 원부자재 수입에 대해선 달러 결제로 통일하고 수출물량에 대해선 유로화 결제를 늘리는 등 수출입결제 통화를 이원화하기 시작했다.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7.1위안으로 상정했으나 의미가 없어졌다"며 "원부자재 수입물량에 대해선 달러로 지불하되 수출물량은 달러 외의 화폐결제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광저우에서 의류를 만들어 수출하는 민성가공 박민우 사장은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채산성이 극히 악화됐다"며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위안화 가치마저 뛰어 적자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KOTRA 칭다오무역관 황재원 부관장은 "위안화 가치 상승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 중 상당수가 수출 대신 내수시장을 확대해야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