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IT부장의 세계 IT업계는 지금] 누가 노키아에 침을 뱉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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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루르 지방에 있는 보쿰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철광석과 석탄으로 유명한 광산도시였다.광산이 폐쇄된 지금은 이렇다할 수익원이 없다.오펠 자동차 공장과 노키아 휴대폰 공장 정도로 버티고 있다.요즘 이 도시가 시끄럽다.지난 15일 노키아가 보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후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핀란드 기업인 노키아는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다.독일 보쿰 외에도 한국 핀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영국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 휴대폰 공장을 두고 있다.지난해에는 4억3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특히 4분기에는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0% 선을 돌파하고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노키아가 보쿰 공장을 닫기로 한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노키아는 연말까지 보쿰 공장을 루마니아 신공장으로 옮길 예정이다.공장을 옮기면 더 싼 가격에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보쿰 공장 협력사들은 오래 전부터 노키아가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지 못해 고전했다.
노키아가 보쿰을 떠나면 4300명이 실직한다.노키아 정규직 2300명과 계약직 1000명,협력업체 직원 1000여명이 일터를 잃는다.노키아 공장은 보쿰에서는 오펠 자동차 공장 다음으로 크다.한꺼번에 4300명이 직장을 잃으면 그렇지 않아도 침체돼 있는 도시가 더 썰렁해질 수밖에 없다.
노키아 보쿰 공장은 독일 유일의 휴대폰 공장이다.2006년에는 휴대폰 회사인 벤큐가 망해 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지난해에는 모토로라가 플렌스부르그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이전한 바람에 물류센터를 포함해 3000명이 실직했다.1980년대 말부터 보쿰에서 휴대폰을 생산했던 노키아마저 떠나면 독일에서는 더이상 휴대폰을 생산하지 않게 된다.
독일 노동계는 분노하고 있다."떼돈을 버는 회사가 보쿰에 재앙을 남기면서 떠날 수 있느냐","이익에 눈이 멀었다","사회적으로 무책임하다"는 등 비난하고 나섰다.22일에는 근로자와 시민 1만5000명이 보쿰 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키아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왔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에 대해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회장은 인터뷰에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전체 휴대폰의 6%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노무비에서는 23%나 차지한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키아의 가격경쟁력은 삼성 LG 등 한국 휴대폰 업체들에는 공포 그 자체다.경쟁사들보다 월등히 싸게 팔면서도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으니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노키아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한국 공장도 닫겠다고 할지 모른다.여러 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khkim@hankyung.com
핀란드 기업인 노키아는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다.독일 보쿰 외에도 한국 핀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영국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 휴대폰 공장을 두고 있다.지난해에는 4억3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특히 4분기에는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40% 선을 돌파하고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노키아가 보쿰 공장을 닫기로 한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노키아는 연말까지 보쿰 공장을 루마니아 신공장으로 옮길 예정이다.공장을 옮기면 더 싼 가격에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보쿰 공장 협력사들은 오래 전부터 노키아가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지 못해 고전했다.
노키아가 보쿰을 떠나면 4300명이 실직한다.노키아 정규직 2300명과 계약직 1000명,협력업체 직원 1000여명이 일터를 잃는다.노키아 공장은 보쿰에서는 오펠 자동차 공장 다음으로 크다.한꺼번에 4300명이 직장을 잃으면 그렇지 않아도 침체돼 있는 도시가 더 썰렁해질 수밖에 없다.
노키아 보쿰 공장은 독일 유일의 휴대폰 공장이다.2006년에는 휴대폰 회사인 벤큐가 망해 3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지난해에는 모토로라가 플렌스부르그 공장을 폐쇄하고 중국으로 이전한 바람에 물류센터를 포함해 3000명이 실직했다.1980년대 말부터 보쿰에서 휴대폰을 생산했던 노키아마저 떠나면 독일에서는 더이상 휴대폰을 생산하지 않게 된다.
독일 노동계는 분노하고 있다."떼돈을 버는 회사가 보쿰에 재앙을 남기면서 떠날 수 있느냐","이익에 눈이 멀었다","사회적으로 무책임하다"는 등 비난하고 나섰다.22일에는 근로자와 시민 1만5000명이 보쿰 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키아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주장도 나왔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에 대해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회장은 인터뷰에서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전체 휴대폰의 6%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노무비에서는 23%나 차지한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키아의 가격경쟁력은 삼성 LG 등 한국 휴대폰 업체들에는 공포 그 자체다.경쟁사들보다 월등히 싸게 팔면서도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으니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노키아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한국 공장도 닫겠다고 할지 모른다.여러 모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