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쿠바 경협은 브라질이 베네수엘라보다 우월"

최근 쿠바를 방문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쿠바 정치가 '포스트-카스트로' 체제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7일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4~15일 쿠바를 방문했으며, 귀국 직전 2시간 30분 가량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전격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올해 81세인 카스트로 의장이 권좌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스트로 의장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지도력을 확고하게 다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치적 자유와 경제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쿠바 방문 직후에는 "카스트로 의장은 정신이 멀쩡했고 매우 건강한 상태였으며, 조만간 육체적 건강을 더욱 회복할 것으로 느꼈다"면서 카스트로 의장이 권좌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문은 이를 놓고 카스트로 의장이 향후에도 정치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맡겠지만 권좌에 직접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지난 2006년 7월 카스트로 의장의 장 출혈 수술로 권력을 이양받은 라울 장관이 정치적 위상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는 룰라 대통령의 평가를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라울 장관은 그동안 카스트로 의장과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추지 못한 인물로만 알려져왔다"면서 "그러나 75세의 라울 장관은 건강과 유머 감각까지 선보이며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으며, 현재 쿠바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 정부와 기업은 쿠바 정치의 이 같은 변화를 이용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쿠바 경제개방을 지원하기 위한 통상.투자 확대 방침을 확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저렴한 가격으로 쿠바에 석유를 제공하면서 옛 소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쿠바와의 경제협력 문제에서는 결국 브라질이 베네수엘라보다 우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