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해주는 백신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PC 그린,알약 등 고성능 백신 엔진을 탑재한 무료 보안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르면 4월쯤에는 네이버를 통해 안철수연구소의 V3 엔진이 탑재된 무료 백신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무료 백신에 대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고품질 보안 서비스가 일반인에게 확대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개인용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료백신의 장점은 굳이 돈을 주고 백신 패키지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보통 백신패키지 가격은 2만∼3만원 선이다.일부 외국산 제품은 7만∼8만원 선까지 간다.또한 보통 1년 단위로 라이선스 재계약을 맺으면서 사용기간을 연장해야 하기 때문에 매년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한다.

무료백신이라고 해서 유료백신에 비해 무조건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백신의 성능은 바이러스의 시그니처(특정 바이러스를 다른 바이러스와 구별짓는 부분으로 인간의 유전자 같이 하나의 바이러스에 고유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잡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됨)를 잘 잡아내는 '엔진'의 성능에 따라 좌우된다.

또한 트로이목마 같이 시그니처 기반으로 탐지되지 않는 악성코드는 끊임 없는 트로이목마 인식 패턴 추가를 통해 엔진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따라서 고급 엔진을 탑재한 무료백신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면 유료백신 못지않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용자층의 저변을 넓히고 PC 보안 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효과도 예상된다.패키지를 직접 사거나 온라인 유료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려는 의사가 없는 사용자들에게 양질의 보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또한 보안 사각지대에 있는 개인 PC를 볼모로 잡아 특정 네트워크에 대해 공격을 감행하는 해킹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막을 수도 있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대표적인 무료 백신으로 네이버의 PC 그린 서비스와 이스트소프트사의 알약,야후 툴바 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이중 PC 그린은 러시아 카스퍼스키 랩의 엔진을 쓰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는 안철수연구소의 V3엔진을 선택사항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이후 현재 사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알약은 루마니아 '비트디펜더'엔진을 장착하고 있다.이 엔진은 안연구소와 함께 국내 대표 보안기업으로 꼽히던 하우리의 백신 '바이로봇'에도 탑재돼 있다.바이로봇은 비트디펜더 엔진과 자체 개발 엔진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야후 툴바 서비스는 보안업체 비전파워의 PC지기와 뉴테크웨이브의 바이러스체이서 엔진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바이러스체이서는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은 러시아 닥터웹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엔진 무게가 가벼워 공공기관 등에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안연구소도 최근 네이버와 계약을 계기로 공익적 차원에서 무료 백신 서비스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안연구소는 31일 실시간 감시 기능을 포함한 온라인 PC보안 서비스 '빛자루 특별판'을 배포할 예정이다.이 특별판은 기존 백신 패키지 제품과 기능이 거의 비슷하고 알약 등 타사 무료 백신에 비해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